납세편의 및 형평 제고-납세자 권익 보호
◆…정부세종청사 4동에 위치한 조세심판원 청사 건물.(사진 조세심판원)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이 스스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 범위가 커진다. 납세자가 조세심판원에 불복(심판청구)을 제기했을 때 청구금액이 3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주심조세심판관이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소액사건으로 분류되는데, 앞으로 이 기준금액이 5000만원으로 오른다. 법 해석 다툼이 없거나 유사한 결정례가 있는 경우라면, 적지 않은 수의 납세자가 제기한 '세금분쟁'이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조세불복 관련 소액사건으로 분류되는 청구금액 기준이 3000만원(지방세 1000만원)에서 5000만원(2000만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기재부는 "신속한 조세불복 처리를 통한 납세자 권익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국세기본법에는 심판청구금액이 3000만원 미만으로 ①청구사항이 법령의 해석에 관한 것이 아니거나 ②법령해석에 관한 것이지만 유사사례에 대한 과거 결정례가 있는 경우에만 조세심판관회의를 거치지 않고, 주심조세심판관이 단독으로 소액심판사건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건으로 심사청구(국세청 내 불복제도) 사건이라면 국세심사위원회를 생략할 수 있다. 기재부는 "현행 3000만원 기준은 1990년대 규정"이라며 "경제규모 성장 등을 감안해서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불복을 제기한 납세자로서는 사건처리 기간(국세심사위원회·조세심판관회의 생략)이 줄어든 만큼 납세협력비용 등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2022년 내국세 기준으로 청구세액 3000만원 미만 심판청구 건수는 5308건(처리대상)으로, 전체 사건의 약 48%였다. 또 친인척이 대리할 수 있는 조세불복 소액사건의 적용 범위도 5000만원(현 3000만원) 미만으로 올랐다.
취업심사대상기관에서 근무했다면 비(非)상임심판관직을 맡을 수 없다. 개정안은 '비상임심판관 결격사유'를 담고 있다. 퇴직 공직자가 재취업할 때 심사를 받아야 하는 취업심사대상기관(법무·회계·세무법인·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로 한정)에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퇴직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공직자가 대상이 된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일반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조문 체계를 정비했다. 양도세 계산방법이나 주택 특례제도에 대한 요약규정을 새로 만든 게 특징으로 들 수 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만 떼어내서 보면, 8가지 유형 및 총 25개항으로 요약규정 없이 서술식으로 나열되어 있어 이해가 힘들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도표나 계산식을 적극 활용하고, 장문 규정은 단문을 사용해서 세부 요건별로 분리 기술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다음은 납세자 권익 보호 관련 상속증여세법·관세법 등 개정안 주요 내용.
■ 공익법인 지출의무 위반 제재 완화 등 제도 합리화 = 공익법인의 지출의무(출연재산가액의 1%) 위반 시 증여세 및 미달사용액 10% 가산세 부과에서 '미달 사용액 100% 가산세'로 전환된다. 의무지출 실적 산정 시 당해연도 또는 5년 평균금액 중 선택이 허용된다.
■ 수정신고시 관세 과소신고가산세 감면 확대 = 보정기간(신고납부일부터 6개월) 경과 후 일정 기간 내 수정신고 시 관세 과소신고 가산세 감면율이 확대된다. 보정기간 경과 후 6개월은 30%(현 20%), 6개월~1년은 20%, 1년~1년6개월은 10%다(현 6개월~1년6개월 10%).
■ 주류제조면허 취소사유 중 주세포탈 금액 기준 현실화 = 주류제조면허 취소사유인 '주세포탈 기준금액'이 현행보다 2배 오른다. 물가상승률, 납세자 권익보호 필요성을 감안한 조치다. 탁주는 100만원, 맥주는 2000만원 이상, 증류주·주정은 1000만원 이상, 기타 발효주류 등은 200만원이다.
■ 수출입물품 검사 수수료 폐지 = 세관공무원이 세관검사장이 아닌 장소에서 수출입물품을 검사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가 폐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