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9일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 경기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4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부터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인식한 것인데, 이런 진단은 2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KDI가 9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 따르면, 5월 전(全)산업생산은 2022년 5월과 비교해 0.9% 줄었다. 감소 폭은 전달(-1.0%)과 유사했다. 그러나 조업일수 감소(-1일→-1.5일)를 감안하면 전달에 비해 부진이 완화됐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제조업도 부진한 흐름을 어느 정도 벗어난 모양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0.9%→27.9%)은 소폭 상승했고, 재고율(130.1%→123.3%)은 하락했다. KDI는 특히 "반도체는 3월 이후 생산 감소 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수출물량도 증가로 전환됐다"고 했다. 반도체 생산은 3월 마이너스(-) 26.9%에서 4월 –21.1%, 5월 –16.7%를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업 회복세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 7월 비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78로, 장기평균 수준(77)을 소폭 상회했다. 전달보다는 3포인트 올랐다.
6월 수출은 전달(-14.3%)보다 높은 –6.0%의 증가율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자동차(49.3%→58.3%)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반도체(-36.2%→-28.0%)도 감소 폭이 줄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19.0% 줄며 부진을 지속했으나, 중극을 제외한 지역으로는 수출(-2.2%)은 부진이 완화됐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5월 소매판매는 전달(-1.4%%)보다 낮은 –0.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구재 부진이 완화되면서 전월대비로는 0.4% 늘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을 상회하는 100.7을 기록했다. KDI는 "소비 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내구재 소매판매가 증가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개선되면서 향후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5월 설비투자는 –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수도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설비투자 BSI 전망치는 90으로, 전달(88)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건설기성 5.4% 늘며 전달(12.3%)에 비해 증가 폭이 줄었다. 여기에 주택착공·건설수주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향후 건설투자 증가세가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99.9(5월 기준)로 기준치(100)에 근접했고, 앞으로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98.4)는 전달과 동일했다.
다만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KDI는 "주요국의 통화긴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