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파이프라인 재개·협정기간 연장 등 논의”
우크라 “더 오래 연장돼야”…러 “무기한 확장 반대”
러, 자국 농산품 수출 제재 해제·SWIFT 재개 요구
튀르키예 “진전 보여...당사국 논의 이어갈 것 합의”
◆…화물선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흑해곡물협정 재연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4자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유엔은 성명을 통해 회의에서 "토글리아티-오데사 파이프라인의 재개, 협정 기간 연장, 안정적 운영 및 수출을 위한 공동조정센터(JCC)의 개선을 제안하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측은 협정의 장기적 연장을 주장했지만 러시아 측은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회담 후 "곡물 협정은 더 오랜 기간 연장되고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협정의 확대와 무기한 확장에 반대했다.
체결 당시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돼 오는 5월 18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당초 기한대로 120일이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러시아는 이날 협정 연장 협상에 앞서 국제 통화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 (SWIFT) 거래 재개와 자국 곡물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앞서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은행들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SWIFT에서 퇴출시켰다.
지난달 미국은 JP모건과 러시아 농업은행의 농업관련 수출 지급결제 업무를 허가한 바 있으나 러시아는 장기적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날 회의에서 진전이 있었고 당사국들이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쿠브라코브 부총리는 당사국들이 온라인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이후 막혔지만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개한 흑해 곡물 협정에 따라 작년 7월부터 항구 중 3곳에 대한 접근이 허가된 상태다. 하지만 오는 5월 18일 협정이 만료되며 당사국들이 재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당사국들의 협상이 재개됐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며 식량파동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이에 러시아는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협정의 재연장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를 정치적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세계 주요 7개국(G7)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통제하는 강경 규제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자 러시아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협정 파기를 언급하며 식량 무기화를 암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