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법인세도 '반토막'...호실적 메리츠만 증가

메리츠 법인세 2196억원...키움보다 494억원 많아

수수료수익은 미래에셋이 한국투자보다 145억원 앞서

유효세율 27%→26% 하락

지난해(2022년 귀속) 수수료수익 상위 10개 증권사가 공시한 법인세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의 2022년 법인세는 2196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0.7%) 증가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법인세가 1년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조세일보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수수료수익 상위 10개 증권사의 사업보고서(별도재무제표 기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공시한 법인세는 총 1조2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조4481억원)보다 48.8% 줄어든 액수다.

수수료수익은 증권사의 매출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10대 증권사는 지난해 수수료수익으로 8조707억원의 수익을 냈다. 1년 전(10조6994억원)보다 24.6% 줄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도 전년(9조736억원) 대비 46.8% 감소해 4조8254억원에 그쳤다.
  가장 큰 금액의 법인세를 공시한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2196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하며 10대 증권사 법인세액의 17.5%를 차지했다.

키움증권은 두 번째로 많은 1702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1556억원), 한국투자증권(1462억원), NH투자증권(1418억원), 삼성증권(1373억원), 신한투자증권(1321억원), 하나증권(643억원), KB증권(602억원), 대신증권(26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세액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곳은 KB증권으로 2021년(2146억원)보다 71.9% 감소한 602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했다.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2305억원)이 전년 대비 71.6%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대 증권사의 평균 유효세율은 26.0%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년(27.0%)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유효세율은 세법상 세액에서 비과세 비용공제 등의 세무조정 후 산출된 법인세비용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실제 세부담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뜻한다.

가장 높은 유효세율을 기록한 곳은 NH투자증권(29.5%)으로 법정 최고세율(25%)보다 4.5%p 높았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유효세율이 전년보다 높아졌고 나머지 7개사는 소폭 낮아졌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은 최고세율을 밑돌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수수료수익 6199억원, 법인세차감전순이익 988억원을 달성했다. 법인세는 전년 2181억원에서 0.67% 오른 2196억원을 공시했다. 유효세율은 전년 24.25%에서 22.21%로 2.03%p 하락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수수료수익 8797억원, 법인세차감전순이익 6633억원을 벌어들였다. 법인세는 전년 2677억원에서 36.41% 감소한 1702억원을 공시했다. 유효세율은 전년 25.73%에서 0.07%p 하락한 25.66%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수수료수익(1조1026억원)과 법인세차감전순이익(5532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3.4%, 53.0% 감소했다. 법인세는 전년 3528억원에서 55.89% 감소한 1556억원을 계상했다. 유효세율은 29.95%에서 28.13%로 1년새 1.82%p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이 공시한 작년 법인세액은 1462억원으로 1년 전(3391억원)보다 56.9% 감소했다. 지난해 수수료수익(1조881억원)과 법인세차감전순이익(5599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23.25%, 56.98% 줄었다. 유효세율은 전년 26.06%에서 26.11%로 0.05%p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수수료수익 9395억원, 법인세차감전순이익 4803억원을 달성했다. 법인세는 전년 3427억원에서 58.63% 감소한 1418억원을 계상했다. 유효세율은 30.16%에서 29.52%로 1년새 0.64%p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수수료수익 8509억원, 법인세차감전순이익 5148억원을 벌어들였다. 법인세는 전년 3515억원에서 60.95% 줄어든 1373억원을 공시했다. 유효세율은 26.67%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5017억원을 기록, 이에 따른 법인세액은 1321억원으로 공시했다. 수수료수익은 전년대비 14.87% 감소한 7256억원을 기록했다. 유효세율은 26.33%였다.

하나증권은 수수료수익(5560억원)과 법인세차감전순이익(2202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30.76%, 71.20% 급감했다. 법인세는 전년 2004억원에서 643억원으로 1년새 67.89% 줄었다.

KB증권이 공시한 작년 법인세액은 602억원으로 1년 전(2146억원)보다 71.92% 급감했다. 지난해 수수료수익(9218억원)과 법인세차감전순이익(6633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21.02%, 71.62% 감소했다. 유효세율은 26.13%였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수수료수익 3865억원, 법인세차감전순이익 1129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는 전년 671억원에서 264억원으로 60.58% 감소했다. 유효세율은 27.30%에서 23.42%로 1년새 3.88%p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