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펀드 AUM 170억달러...전년比 69%↑
유동성 리스크 상존...환매 중단 사태 잇따라
성장 초기 단계...투자자 보호 뒷받침 필수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글로벌 금리상승으로 시중은행의 대출이 축소되면서 사모대출펀드(PDF) 조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에서 조성된 사모대출펀드의 운용자산(AUM)이 3년만에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맹주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이 발간한 '국내외 사모대출(Private Debt) 시장의 현황과 대응 방향'에 따르면, 국내에서 조성된 사모대출펀드의 운용자산(AUM)은 2021년 12월 기준 17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9% 성장했다.
아시아 지역의 사모대출 시장은 북미나 유럽보다는 작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자본연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2019년 130억달러에서 2020년 91억달러로 약 25% 감소했으나, 이후 점차 증가해 지난해에는 121억달러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2021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의 대출형 펀드 조성·운용이 가능해지면서 사모대출펀드 조성이 증가했다.
MBK파트너스는 2021년 11월에 18억달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20년 10월에 12억달러 규모의 펀드 모집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별로는 직접대출(35%)과 메자닌(37%), 특수상황펀드(23%)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에 본사를 둔 아폴로(Apollo) 등 사모대출 운용사가 국내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국내 시장에서 투자를 추진하는 기관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맹주희 연구원은 "사모대출 시장은 국내에서 급격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나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해 3월에 480억원 규모의 영국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대출 투자 펀드인 포트코리아그린에너지 제 1~4호의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발전소 건설을 맡은 업체의 경영 악화로 개발에 차질이 생겼으며, 펀드 만기인 6월에 투자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와 관련한 펀드가 잇따라 환매 연기를 결정하기도 했다.
맹 연구원은 "국내 사모대출펀드는 해외와 비교했을 때 아직 성장 초기단계"라며 "향후 투자자 보호가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1년 10월 개정안을 통해 사모펀드를 투자권유·판매하는 경우 핵심상품설명서를 교부해야 하는 등 판매절차를 강화하는 방침이 발표된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