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당, 시대 역행...자산형성 사다리 지켜야"
기재부 "손익통산, 이월공제 합리적이나 현 시점에선 효과 제한적"
금융위 "과세 수용성 측면에서 준비 기간 필요"
한투연 "수익 낸 거래에만 거래세 부과 제안"
◆…25일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주최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촉구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금융투자소득세는 고래를 잡으려다 개미만 잡아버리는 '개미눈물법'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촉구 긴급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금투세를 강행하려고 하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1989년 대만은 금투세 도입으로 주가가 40% 폭락했다.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며 "1400만명의 주식투자자가 금투세 강행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 불안감이 팽배한데 누가 장기투자 계획을 세우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투세 강행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원래 기대했던 세수효과도 얻을 수 없다"며 "적어도 현시점에서 금투세 도입은 주식투자자와 기업, 정부가 모두 손해 보는 어리석은 결정인 만큼 일단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금투세는 서민의 돼지저금통을 깨버리는 냉혹한 법이다. 청년들은 민주당이 자산형성 사다리까지 걷어찼다고 아우성"이라며 "국가는 국민의 자산형성 사다리로서 주식투자의 위상을 인정하고 이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적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상황 고려해 금투세 유예해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도 금투세 유예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투세 도입을 추진하던 2020년과 달리 현재 시장상황은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하고 거래량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영주 기재부 금융세제과장은 "한미 금리역전 상황에서 자본유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투세 도입으로 국내주식투자보다 해외주식투자가 유리해져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할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과장은 “금투세 도입 과정에서 손익통산, 이월공제 등 합리적 제도를 도입하긴 했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월공제는 올해 손실을 다음해 이익으로 상쇄하는 개념인데 미래에 충분한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전제돼야 한다. 손익통산 역시 금융투자시장에서 주식 비중이 상당히 큰 만큼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천징수 문제도 있다. 당장 도입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없던 금융투자소득 전면 과세 제도이다 보니 금융투자회사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인데 추가적인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투자협회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류성재 금융위 자본시장과 서기관 역시 “시장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과세할 경우 시장충격이 우려된다”며 “금투세 도입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봤다.
류 서기관은 “금투세 유예는 현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했고 7월 기재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납세자는 그런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됐을 것”이라며 “올해가 한 달 남았는데 금투세가 도입된다면 납세자가 이해하기 어렵다. 과세 수용성 측면에서 연착륙을 위한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융위와 금투업계 간담회에서 증권사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며 “실제 과세여부와 무관하게 세금을 낼 가능성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세후 수익률이 낮아졌을 때 우리 증시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해왔다”며 “금투세 유예 기간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법을 마련해 우리 증시의 매력을 갖춘 뒤 금투세가 도입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역시 “여론조사 결과 개인투자자 10명 중 7명이 금투세 강행에 반대했다. 민주당도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후진국적인 우리 증시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다. 금투세는 그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투세는 궁극적으로 폐지하고 거래세만 남기는 방안을 긴급제안한다. 주식투자로 수익이 난 거래에 대해서만 거래세를 매기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 거래세를 면제해주는 것”이라며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하고, 부자 감세 문제도 해소해 조세형평을 이룰 수 있다. 정부도 세수예측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외국인이 반발할 수 있지만 금투세 유예로 시중 유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 이익의 파이 자체가 커질 것이기에 문제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증권사들이 금투세 시행을 위해 100억원가량 예산을 투입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는데, 이를 거래세를 구분해 매기는 시스템에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