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2년 유예하자는데…과세대상 1%도 안돼

내년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2년 유예하는 윤석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 상위 1%를 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금투세 과세대상이 전체 개인투자자의 1%에도 못 미친다.

5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5개 증권사에서 '수익 5000만원 초과 1억원 미만'을 거둔 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의 0.8%에 불과한 9만9662명이었다. 특히 수익 1억원을 넘긴 투자자는 8만667명으로 전체 투자자 중 0.6%뿐이다. 금투세법이 예정대로 2023년에 시행되더라도 수익을 낸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기본공제 5000만원). 
현재 친족 등을 포함해 종목당 10억원이 넘어가면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정부는 본인 보유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가는 경우에만 과세대상으로 삼는 개편안을 제출한 상태다.

최근 4년(2017~2020년)간 주식양도차익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10억 원 이상 대주주가 차익을 실현한 건수는 2017년 5만2281건, 2018년 7만9513건, 2019년 15만2417건, 2020년 29만4268건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부의 발표대로 대주주요건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상당수의 과세인원이 축소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유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금투세 개정안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과세체계 정비라고 홍보하면서도 유독 금융투자소득에 대해서는 1%를 위한 대책을 쏟아내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역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0년 여야가 합의를 통해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이를 손바닥 뒤집 듯 바꿔서는 안 된다"고 질타하며 "정부는 금융투자상품으로 고수익을 얻는 거액자산가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작금의 시장상황에서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과세체계) 변화는 아니다"라며 "시장상황이 변동성이 클 때는 일정기간 유예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