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유지땐, 2054년 이후 부양부담 OECD 최고
노인연령, 10년에 1세씩 올려 2100년 74세 되면
한국 노인부양률 60%…현 기준보다 36%P 낮아져
"노인복지 부담 완화하려면 점진적 상향 필요"
KDI,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한국의 노인연령을 10년에 1세씩 올리면, 2100년에 74세가 되고 노인부양률은 현재 기준보다 36%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한국의 노인연령을 현 65세로 유지한다면, 2054년 이후에 노인인구 부양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바꿔 말하면, '일할 사람'인 생산연령인구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에 장기간에 걸쳐 노인연령을 지속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부터 10년마다 1세씩 올렸을 때 2100년이 되면 74세가 되는데, 이때 한국의 노인부양률은 현재 기준을 유지했을 때보다 3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간한 KDI 포커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를 통해 "노인복지사업 관련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적 시계에서 질병 및 장애 부담, 성별·지역별·소득별 격차를 고려해 객관적 근거에 바탕을 둔 점진적 상향 조정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부양률(15세~64세 생산연령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은 앞으로 30~40년간 OECD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부터 OECD 평균을 넘어, 2054년 이후에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진다. 총부양률(생산연령인구 대비 14세 이하 유소년인구와 노인인구를 더한 인구의 비율)도 2034년부터 OECD 평균을 넘어서고, 2058년부턴 100%를 뛰어넘는다. KDI는 "총부양률이 100% 넘어선다는 것은 노인과 유소년을 포함한 피부양인구에 비해 생산연령인구가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건강상태의 충분한 개선과 노동시장 참여 가능성 확보를 전제로 한 노인 개념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KDI 포커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 발췌.
노인연령 기준은 노인복지법 제정(1981년) 당시부터 현재까지 65세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노인연령의 조정 속도가 기대여명(기대수명)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해, 연금·노인복지 수급기간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정이 지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2022년 현재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인 62세의 기대여명은 24년으로, 국민연금 도입(1988년)때보다 6년 늘었다. 노인연령은 제정 당시엔 14.5년이었으나, 2022년엔 21.4년으로 6.9년 증가했다.
KDI는 "노인연령과 노화과정 및 건강상태를 연동시키는 이론적 논의 관련 선행연구 중 가장 많은 연구들은 일정한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노인연령을 설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노인연령으로 기대여명이 15년이 되는 시점을 제안하며, 다양한 이질성들을 감안할 경우 기대여명이 20년이 되는 시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OECD 29개국의 건강조정 기대여명 15년 기준으로 산정한 노인연령 추이를 보면, 1990년엔 평균 63세였으나 2016년엔 평균 67세로 10년에 1.5세씩 증가하는 추세다.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한국 노인연령의 상향 조정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향후 10년에 약 1세씩 노인연령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부양 부담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이후부터 10년마다 노인연령을 1세씩 올린다면, 2100년에 노인연령 기준은 74세가 된다. 이때 한국의 노인부양률은 60%로, 현재의 기준(65세)를 유지할 때보다 노인부양률이 36%포인트 낮아진다.
KDI는 "일반적으로 노인부양률이 증가하면 일반정부 사회보호 지출 비중도 확대되지만 국가별 대응방식에 따라 지출 비중 확대의 속도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며 "향후 노인연령 상향 조정을 통해 지출 비중의 관리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노인연령 상향 조정에 대한 적응이 어려운 취약집단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민간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사전 예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