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주택·고령자 등 '종부세 완화' 합의에도
유독 3억 특례에서 이견…여야 발언으로 짚어보니
류성걸 국힘 기재위 간사 "특별공제 올해 한시적"
공시가격 급등 들며 "종부세 납부, 불합리 생겨"
김성환 민주 정책위의장, 공정가액 60% 문제삼아
"여기에 과표 14억까지 올리면 부자들에게만 혜택"
◆…여야가 1일 국회 본회의에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특별 공제액인 '14억 원'을 놓고 여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오늘 본회의에서는 이 부분의 처리가 제외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진 연합뉴스)
여야는 1일 일시적 2주택자, 고령자·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자는데 합의했다. 현재 이 종부세법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고, 이날 오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이 조치로 이사나 상속으로 불가피하게 주택 2채를 보유하게 된 1주택자는 '억울한 종부세'를 면하게 되고, 소득이 적은 노인이나 주택 1채를 오래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직접적인 종부세 감세법은 국회의 벽을 넘긴 힘든 모양새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특별공제(3억원, 기본공제 포함시 14억원)를 적용하는 것인데, 169석 거대 의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부자감세"라며 반대하고 있어서다. 종부세의 과세 잣대인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을 현 100%에서 60%로 내리는 조치에 더해, 종부세 과표까지 14억원(특별공제 포함)으로 올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당은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뛴 부분을 들며 특별공제 도입이 필요하단 입장이나, 공정가액비율을 적정하게 낮추든지 특별공제액을 줄이는 조치가 없다면 종부세 감세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대출 기획재정위원장(오른쪽)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성걸 국민의힘 간사(가운데),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1세대 1주택 기준 11억원인 기본 공제금액을 14억원으로 할 수 있도록 법안을 제가 제출했다"며 "정부 의견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3억원 특별공제는 올해에만 한시적으로 도입되는 특례다.
그는 "이렇게 요구한 이유는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7.2%로 올랐다"면서 "급등한 상황에서 11억원의 기본 공제금액을 그대로 놔두면 작년에는 종부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분이 금년도에는 집 한 채 가지고 있으면서 종부세를 납부하게 되는 그런 불합리한 부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그대로 하게 되면 1세대 1주택자가 21만4000명 정도 되는데 거의 한 9만3000명 정도, 그러니까 약 10만명 정도가 더 내게 된다"고 말했다.
쟁점이 된 종부세 특별공제에 대해선 여야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해 '반쪽 합의'란 비판도 나온다. 여야는 올해 안에 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제로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소급적용'을 통해 환급(공시가격 11억원 기준으로 종부세 납부 뒤에 환급)해주는 안도 검토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을 보면, 종부세 감세 자체가 이루어질지도 미지수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민들한테 골고루 돌아가는 혜택이면 좋을 텐데 사실상 큰 집을 갖고 있거나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한테 과도하게 세금 혜택이 돌아간다"며 "서민들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데 왜 부자들만 깎아주냐"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국회와 최소한 협의 없이 시행령 개정으로 종부세 적용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100%에서 60%로 낮춘 부분을 문제 삼았다. 1주택자는 물론 다주택자 전반에 대한 종부세를 낮췄다는 시각이다. 정부에 따르면, 이 조치로 공시가격 14억8700만원짜리 주택 한 채를 보유했다면, 올해 종부세는 94만원(고령자·장특공제 50% 적용 시)에서 13만2000원으로 확 깎인다. 같은 조건(공시가 약 15억원)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2채(공시가 동일)를 보유했다면, 올해 종부세액은 1565만원에서 757만원까지 내려간다. 김 의장은 "여기에 (종부세)과표를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기준대로 하더라도 1가구 1주택 종부세는 장기 보유할 경우 거의 80% 정도로 감면해주게 돼 있다"며 "그런 점에서 어느 선에 하는 것이 적정할지에 대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타협안으로 종부세 부과 기준액을 12억원으로 올리는 안을 민주당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조정안에 더해 공정가액비율을 80%로 회복하자고 역제안했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 의장은 "전체 2% 정도가 종부세를 부담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우리당이 11억원으로 조정했던 것인데 11억원이 적정할지 12억원이 적정할지 살펴봐야 한다"며 "최근 다시 집값이 하향 조정되는 측면이 있어서 그 내용과 관련해서는 당 기재위 의원들이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