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1·2심 패소, 하나銀 1심 승소
내부통제 실효성 위해 법적 불확실성 해소해야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1일 “손태승 전 우리은행장 등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등 처분 취소청구소송의 2심 판결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외부 법률자문을 거친 결과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9년 하반기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미국·영국·독일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했으며 경영진이 내부통제를 부실하게 했다고 판단해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손 회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8월 1심과 지난달 2심에서 승소했다.
금감원은 상고 배경에 대해 “개별 소송 건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어 향후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반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여나가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정립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 발생으로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부통제를 보다 실효성 있고 일관성 있게 집행·운영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통해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해외금리연계 DLF 관련 하급심인 우리은행 1·2심과 하나은행 1심 판결 내용에 엇갈린 부분이 있어 대법원 최종 판결을 통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에 관한 법리를 확립해야 한다고 봤다. 금감원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우리은행 1심은 ‘내부통제기준 설정·운영기준’을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 판단기준으로 인정하지 않은 반면, 우리은행 2심 및 하나은행 1심은 이를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 판단기준으로 인정했다.
또 우리은행 1심은 5개 처분사유 중 1개, 우리은행 2심은 0개에 대해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을 인정했으나, 하나은행 1심은 10개 처분 사유 중 7개에 대해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금감원장 처분의 적법성을 긍정했다.
금감원은 대법원 판결선고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는 한편, 판결 내용을 잣대로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금융위 등 관계부처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