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고점 대비 ‘반 토막’...추가 하락 우려
개인투자자 비중 96.6%...주가 변동성에 유의
◆…이스타코 주가 흐름. 네이버증권 캡처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 관련 테마주는 하락하고 윤석열 테마주는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대선 테마주들이 선거일 이후 주가가 급락한 만큼 투자자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이스타코는 전장 대비 6.03% 하락한 1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타코는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 테마주로 꼽히며 한때 주가가 72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TS트릴리온(-21.48%), 동신건설(-18.56%), 에이텍(-15.35%), 에이텍티앤(-13.58%), 형지I&C(-13.52%), 형지엘리트(-6.68%), 일성건설(-3.36%) 등도 일제히 급락했다.
◆…삼부토건 주가 흐름. 네이버증권 캡처
반면 ‘윤석열 테마주’로 지목된 종목들은 오름세를 보였다. 삼부토건은 전장 대비 29.89% 오른 2825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노루페인트(+1.86%), 아이크래프트(+1.25%), NE능률(+0.33%), 웅진(+0.86%) 등도 강세였다.
이들 대선 테마주는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정치적 이슈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보였다.
2020년말 677원 수준에 불과하던 이스타코는 이재명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963.5%까지 급등했고, 윤석열 테마주로 꼽힌 NE능률은 6개월만에 2845원에서 2만7750원까지 875.4% 치솟았다. 두 종목은 현재 고점 대비 각각 81.6%, 67.3% 하락한 상태다.
부사장이 중앙대 동문으로 알려진 성안의 경우 이재명 테마주로 거론되자마자 가격이 255.7%급등했다가 바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화공영 2007~2022년 주가 흐름. 한국거래소 제공
과거에도 대선 테마주의 가격 급등은 반복됐지만 선거 이벤트가 끝난 뒤 지속되지 못하고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주들이 급등했다. 2007년초 2100원에 불과하던 이화공영은 대선을 앞두고 6만7300원까지 치솟았다. 상승률은 3105%에 달했다. 그러나 2012년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1695원까지 떨어졌다.
건설업체 삼호개발 역시 2007년초 1570원에서 대선 직전 1129% 오른 1만93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1년 1620원까지 떨어진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EG 2011~2022년 주가 흐름. 한국거래소 제공
2012년 대선에서 아가방컴퍼니는 박근혜 후보의 복지 정책 수혜주로 2011년초 3545원이던 주가가 2만1400원까지 503.7% 올랐다. 이후 2020년 1720원까지 하락했다. 박 후보의 동생인 박지만 회장이 운영한 EG는 1년 만에 주가가 3만8100원에서 8만700원까지 올랐다가 2020년 4790원으로 주저앉았다.
◆…바른손 2016~2022년 주가 흐름. 한국거래소 제공
이후 문재인 테마주로 꼽힌 우리들생명과학(우리들휴브레인)은 2016년초 3565원에서 대선을 앞두고 1만3800원까지 올랐다가 정권 말기인 지난달 1265원까지 내려왔다. 바른손 역시 법률고문이 문재인 후보와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져 3010원에서 1만5550원까지 416.6% 올랐지만 2020년 1680원으로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19대 대선 테마주 224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 비중이 96.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는 전체의 83%인 186개 종목에서 손실을 봤고, 평균 손실액은 계좌당 61만7000원이었다. 18대 대선 테마주의 경우 계좌당 70만9000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처럼 대선 테마주의 변동성이 극심한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수혜주 및 테마주들의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대선 기간에는 공매도 규제로 테마주의 주가 상승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주가 하락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