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식양도세 폐지' 공약… "불공정과 몰상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주식양도세 전면 폐지를 공약했다. 개미투자자의 표심을 얻겠다는 뜻으로 보이나 끝모를 '세퓰리즘' 공약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윤 후보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세한 내용 없이 '주식양도세 폐지'라는 '일곱' 글자만을 남겼다. 주식양도소득세는 주식 매매차익에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2022년 1월 기준 특정 종목을 지분율 1%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액 10억 원이 넘는 대주주의 매매차익에만 부과된다.

2023년부터는 연간 5000만 원을 넘는 매매차익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분은 25%) 세율로 과세가 시작된다. 윤 후보의 공약은 이 모두를 비과세하겠다는 것.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이날 서울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개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대주주 지분율이라든지 보유 금액 관계없이 양도세를 전면 폐지한다는 게 윤 후보의 입장"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세무학 전문가인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윤 후보의 공약에, '국민개세주의'에 맞지 않아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민개세주의란 모든 국민은 적은 액수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

안 교수는 "최근 주식이 떨어지니 표를 얻으려는 공약으로 보인다"면서 "이럴 거면 1300만 근로소득세를 없애는 게 더 낫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해 주식으로 걷는 세금이 20~30조에 이르는데, 이를 메꿀 대안이 없다"며 "복지수준을 낮추겠다고 하든지 해야 그 진정성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세회피처가 아닌 이상 주식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나라는 없다"며 "지금은 주식시장에 비과세가 필요한 게 아니라 공정과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참여연대도 주식양도세 폐지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SNS에 "윤 후보의 '세퓰리즘'은 불공정과 몰상식"이라며 "어젯밤에는 나랏빚을 걱정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세금 폐지를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극심한 불평등 문제를 외면하고 선심성 공약으로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는 자산, 소득불평등에 따른 심각한 양극화, 기회균등 상실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후보는 종부세 전면 재검토, 양도세 완화, 가상자산 비과세 등 감세 공약을 잇달아 발표한 바가 있어 윤 후보의 이런 세퓰리즘성 공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