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국세 정상가격과 관세 과세가격 산출방법이 다르더라도 '사전조정'을 신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전조정제도란 납세자가 관세의 과세가격 사전심사(ACVA)와 국세의 정상가격 사전승인(APA)을 동시 신청하는 경우 관세청과 국세청이 과세가격 평가방법과 적정범위를 협의해 결정하는 제도.
그동안 기업들이 물건을 수입해 신고를 하더라도 관세청과 국세청이 판단하는 과세가격이 달라 현장에서 적지 않은 혼선이 빚어졌다.
예를 들어 A기업이 물건을 1000원에 수입해 신고했을 때 국세청은 제3자 가격법이나 재판매가격법, 이익분할법 등을 통해 가격을 산출하고 관세청은 유사 수입물품 거래가격이나 국내 판매가격 역산방법 등을 통해 가격을 산출했다.
만약 국세청에서는 A기업이 수입한 물건의 가격을 500원으로 보고 관세청에서는 1000원으로 봤다면 이 물건에 적용되는 관세와 국세에 속하는 소득세, 법인세 등의 적용방법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사전조정제도를 운영해 납세자가 신청하면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이 가격을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문제는 신청대상이 국세와 관세의 과세가격 산출방법이 유사한 경우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국제조세조정법과 관세법에서 보는 가격 산출방법이 다를 경우 사전조정을 신청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산출방법이 다른 경우에도 사전조정 신청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조법에서는 가격을 산출할 때 전통적 거래 접근법(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 재판매가격법, 원가가산법)과 이익접근법(이익분할법, 거래순이익율법)을 사용하고 관세법에서는 전통적 거래 접근법(동종·동질 수입물품 거래가격, 유사 수입물품 거래가격, 국내판매가격 역산방법, 산정가격방법)만 존재했다.
국조법에 명시된 이익접근법에 대해선 관세법으로 접근할 여지가 없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이익접근법을 관세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사전조정을 위한 국세청과 관세청 간 실무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사전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시행은 내년 7월1일부터다.
아울러 국세 정상가격과 관세 과세가격 간 조정을 위한 경정청구 기한은 내년부터 2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나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