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공무원에 뇌물을 줬다면 앞으로는 관세조사를 받을 시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조사대상으로 선정된다. 관세조사와 관련한 절차와 규정, 납세자보호 등 전반적인 사항을 국세청이 실시하는 내국세조사와 동일하게 맞추는 형태로 법규정 개선이 이루어진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세조사도 세무조사와 마찬가지로 정기조사와 수시조사로 나뉘며 수시조사의 경우 납세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신고내용에 탈세·오류 혐의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개정안은 여기에 납세자가 관세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제공하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를 추가해 뇌물을 준 사실이 적발된 경우 즉각 수시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세무조사의 경우는 국세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들통난 경우 수시조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지만 관세조사의 경우는 이런 규정이 없었다.
재조사 허용 사유도 추가됐다. 현행법에는 관세포탈 등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존재할 경우,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시 내려진 필요한 처분의 결정에 따라서만 재조사가 가능하다.
개정안은 여기에 과세전적부심에 따라 내려진 재조사 결정에 따라 조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과 관세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우를 추가해 재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관세불복청구에 대한 재조사를 결정할 때의 근거도 더욱 명확해진다.
현재는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 과세전적부심사를 결정할 때 청구기간이 경과하거나 적법하지 않은 청구는 각하하고 청구 이유가 없다면 기각한다. 청구 이유가 있다면 필요한 처분을 결정한다는 내용만 관세법에 명시되어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사실관계 확인 등 추가조사가 필요한 경우 재조사를 결정한다는 규정을 넣어 절차를 상세화했다. 재조사 기한은 60일이며 재조사 결과는 처분을 할 때 통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관세조사 사전통지기한 조사시작 10일 전에서 조사시작 15일 전으로 조정되고 관세조사 결과 통지 기한도 조사 종료시에서 조사 종료 후 20일 이내로 조정되는 등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관세조사 시 납세자 장부와 서류를 어떻게 보관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신설됐다. 관세공무원이 조사 등의 이유로 납세자의 장부와 서류를 일시보관할 경우, 납세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장부나 서류를 제출 받은 관세공무원은 일시보관 동의서 등을 교부해야 하고 납세자 요청시 조사에 지장이 없는 한 14일 이내 반환하되, 납세자 동의 하에 14일 이내 기간으로 1회 연장이 가능하다. 납세자에게 자료를 돌려주더라도 사본은 보관이 가능하다.
납세자 권라구제 절차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의신청 결정 기간도 연장돼 현재 30일에서 최대 60일 이내로 개정되고 납세자권리헌장 교부대상도 확대된다.
현재는 관세포탈, 부정감면, 부정환급에 대한 범칙사건을 조사하는 경우에만 납세자권리헌장을 교부했지만 내년부터는 관세법상 모든 범칙사건을 조사하는 경우로 확대된다. 전자문서 위조나 변조죄, 밀수출입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안들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