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FTSE러셀 WGBI 편입 결정...내년 11월부터 진행
하나證 "WGBI 편입 확정 발표, 채권 시장 입장에선 서프라이즈 판단"
신한투자證 "단기적 환율 및 금리 안정에 긍정적 영향 줄 것" 평가
NH투자證 "큰 그림에서 수급 부담 완화 이슈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관측
현대차證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국채 수요 기반 확대로 이어질 것" 전망
◆…한국 국채의 FTSE 러셀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확정에 대해 증권가는 일제히 '중장기 시계열 관점에서 호재'라고 긍정 평가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우리나라 국채가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와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GBI-EM)과 함께 글로벌 3대 채권지수로 꼽히는 FTSE 러셀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 확정한 데 대해 증권가는 중장기 시계열 관점에서 호재라고 긍정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10일 이번 WGBI 편입 확정은 2022년 9월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 이후 2년 만에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이날 관련보고서를 통해 "실제 편입은 2025년 11월부터 분기마다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즉, 유예기간이 1년이란 뜻인데, 이는 중국 사례와 유사하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이번 편입 확정 발표는 채권 시장 입장에서 서프라이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시장접근성 상향조정 결과만으로도 꽤 서프라이즈라고 판단하는데, 편입 확정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이는 단기 호재임에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검토 결과 한국의 시장접근성 수준은 1단계에서 2단계로 재분류(상향조정)됐고, 편입 확정 또한 중국의 3년보다 1년 앞당겼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향후 채권 시장 동향과 관련해선 "결국 채권 시장은 이로 인한 금리 하락(채권 강세) 영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면서 "WGBI 추종 자금은 약 2.5조 달러이며, 올 10월 기준으로 한국의 편입 비중은 2.22%로 약 56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합하면 WGBI 편입확정은 중장기 시계열 관점에서 호재"라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날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에 대해 '단기적 환율 및 금리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원은 채권전략 보고서에서 "이번 WGBI 편입 발표로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외환시장 안정"이라며 이 같이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WGBI 편입으로 약 500억 달러의 추종 자금이 내년 11월 전까지 한국 국채에 들어올 경우 분기당 100억 달러의 자금 유입폭을 계산할 수 있다"면서 "WGBI 관련 수요가 2025년까지 환율 안정을 유도할 공산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외국인들의 국고채 투자에서 장기 투자 성향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라면서 "기본적으로 WGBI 편입 시 외인들의 매수는 3~10년물 중심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여겨진다"고 예상했다. 2015년 이후 외국인들은 통안채 순매수를 줄이고 국고채로 전환했고, 2020년 이후로는 국고채에서도 2~10년물 순매수 확대 흐름이 관찰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WGBI 편입은 중앙은행, 국부펀드 외 금융기관의 국고채 장기 투자를 견인할 요인"이라면서 "WGBI 편입은 외환시장 안정, 국고채 장기 투자 성향 강화를 일으킬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지속적 KTB 순매수 확대가 이어져야 장기적 효과가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박윤정 연구원은 "원화채의 WGBI 편입을 바라보는 핵심 관점은 2025년 채권시장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수급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해주는 재료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수혜 만기 구간'에 집중하고 있으나 실제 자금 유입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재로써 큰 그림에서 수급 부담 완화 이슈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라면서 "2025년 실제 자금 유입부터는 10년 구간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채 순증 규모가 올해 대비 33.8조원 증가한 83.7조원인 점을 언급한 뒤, "금번 WGBI 편입으로 내년 3월 이후 약 2년에 걸쳐 74조원~88.8조원(환율은 현재가) 가량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해당 부담은 사실상 '상쇄됐다'"고 판단했다.
금번 WGBI 편입 발표까지 더해지며 내년 채권시장의 수급 우려는 사실상 일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만큼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증권 최제민 연구원도 'WGBI 파급효과와 시사점' 제목의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 개선, 가격 상승 기대, 패시브 자금 선투자 수요 등으로 편입 자체로 인한 자금 유입 예상 규모를 상회하는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라면서 "WGBI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국채 수요 기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국가들의 편입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실제 편입이 이루어지기 전에 편입 발표만으로도 선제적인 자금 유입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 하방 압력 확대가 예상된다고 봤다. 그는 "기존 사례와 선행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WGBI 편입은 해당 국가의 국채가격 상승과 통화 절상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존재하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런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국고채 만기별로 보면 단기물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장기물, 초장기물 금리 하방 압력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로 하락 압력이 예상되며, 장기 성향의 투자자금 성격을 감안할 때 환율변동성과 스왑베이시스 축소 등 외환시장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WGBI 편입은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 대체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나 외국인 국내 채권 투자 비중 확대로 대외충격 민감도 높아질 소지가 있다"면서 "대외 이벤트로 시장 변동성 커지는 환경에서 채권 및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될 우려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