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집안단속 분주, 靑 "담담히 지켜보겠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될 경우 전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탄핵안 가결을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는 의지를 표한 셈이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당내 탄핵 찬성표를 최소화하기 위한 집안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원내대표단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직을 걸고 탄핵을 가결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오늘 민주당 의원총회에 의원 전원이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해 지도부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역사에 큰 분기점에서 우리가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자는 취지"라면서 "우리가 결연한 각오와 의지로 내일 탄핵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마음이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도 탄핵안 가결에 '의원직'을 내걸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의총에서 내일 만약 탄핵이 부결되면 의원직을 총사퇴하기로 결의하고 일괄 사퇴서를 작성해서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탄핵성사를 위한 정의당 전국 지역위원장 결의대회'에서 사퇴만으로는 부족하고 국회가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오늘 야3당은 야당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 만에 하나 탄핵이 부결될 경우 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는 의원직 사퇴서를 각 의원들에게 받고 있다"며 "정의당은 의원직 사퇴만으로 부족하다고 본다. 탄핵이 부결되면 20대 국회는 즉각 해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 한 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도, 사법처리도 피해갈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어떤 죄도 인정할 수 없으며 또 내려갈 의사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탄핵안이 부결, 121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과 38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 전원이 사퇴할 경우 사실상 국회는 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헌법 41조에는 '국회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하고 그 수는 200인 이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만 사퇴해도 국회는 '위헌기관'으로 전락하는 셈인데 국민의당 의원 및 정의당 의원까지 사퇴대열에 합류하면 국회는 제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된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탄핵안 가결을 위한 회심의 카드를 뽑아들었지만, 새누리당은 탄핵안 부결 가능성을 언급하며 집안단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의 기반이 된 검찰 공소장이 진술과 언론보도에 의존하고 있다"며 "신뢰성 부족을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국회가 4월 사임 6월 조기대선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다른 탄핵사유 대부분이 검찰 공소장을 기반으로 했다고 하지만 언론보도 내용 또는 진술 내용에 의존한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을 이렇게 언론보도만 갖고 진행하는 선례가 생기면 선출직 공직자가 어떻게 일을 안정적으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탄핵으로 갈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중지하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갈지에 대해 국회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친박계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지금 야당 등 탄핵을 가고자 하는 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안은 탄핵 사유이고 세월호 문제 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결될 경우에도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임무를 보장·담보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가결됐을 때 황 총리를 압박해 국정 불안을 만드는 것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핵을 주도하는 새누리당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여기에 대한 담보를 받고 표결로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끊임없이 국정 불안이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