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기본법-
내년부터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체납세액기준이 대폭 하향조정된다.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또는 재조사를 실시하는 규정이 법률화되면서 납세자에 대한 세무재조사의 법적 근거가 명확해진다.
또한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 등 청구기한이 기존 2개월 이내에서 3개월 이내로 늘어나며, 납세자로부터 이의신청을 받은 세무서장은 지체없이 처분이유에 대한 답변서를 납세자에게 송부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여야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고액·상습체납자, 신상공개 강화 = 현행 국세기본법에 따라 국세청은 5억원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체납한 납세자의 경우 인적사항, 체납액 등을 국세청 홈페이지, 관보 등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체납을 효율적으로 억제하고, 자발적인 성실납세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기존 명단공개 체납세액 기준을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3억원 이상을 1년간 체납한 체납자의 경우 인적사항, 체납액 등이 공개된다.
세금계산서 발급의무 위반범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규모도 확대된다.
현재는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를 위반한 사람을 신고한 경우 신고포상금은 탈루세액에 법정 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되어있으며, 조세범처벌법상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별도로 부가가치세액의 15%를 지급하도록 되어있었다.
단 신고포상금 액수가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조세범처벌법상 발급의무 위반 등의 경우에 대해서는 기존 부가가치세액의 15%를 지급하던 것에서 30%를 지급하는 것으로 대폭 상향조정됐다.
또한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제공을 알선하는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또는 재조사 규정이 법률에 마련했다.
기존 국세청은 국세청 내부규정에 따라 금품제공 납세자에 대한 세무재조사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납세자에 대한 권리보호 차원에서 이를 입법화해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고, 이번에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 세무서장, 납세자에게 과세이유 답변할 법적의무 생긴다 = 현행 국세청 훈령에 따르면 납세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세무서에 심사청구나 이의신청을 할 경우 세무서장은 과세처분의 근거나 이유를 증명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신청인 또는 심사청구인에게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기본법에는 명문 규정이 없기 때문에 납세자 권리보호 측면에서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해당 규정을 국세기본법상에 명시해 국세청장 및 세무서장이 납세자에게 과세이유를 증명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지체없이 송부해야 할 '법적 의무'가 생긴다.
아울러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 등의 청구기한이 기존 2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나 납세자의 권리구제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경정 등의 청구란 납세자가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이 과다하거나 결손금액 또는 환급세액이 과소한 경우 관할 세무서장에게 이를 바로잡아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법정신고기간이 지난 후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청구권 행사기한이 지난 후 후발적으로 경정을 해야하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예를 들어 매각계약의 무효판결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현행 국세기본법에서는 납세자 보호 차원에서 사유를 안 지 2개월 이내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이 너무 짧아 납세자가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3개월로 늘리자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고, 이번 대안에 포함돼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그밖에 이날 통과된 국세기본법에는 과세전적부심사의 행정심판법 준용 확대, 국세통계자료의 작성 목적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