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회, 종교인 과세 간담회 개최
"아직도 종교계 의견이 정리되지 않아"
종교인들이 받은 급여 등에 세금을 물리는 '종교인 과세안'의 법제화를 놓고 아직까지 대다수의 개신교 단체들이 반대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개신교 단체들의 반대가 거센 만큼, 재설득 작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는 조만간 비공식으로 '종교인 과세 간담회'를 개최, 종교인 과세 법제화에 대한 종교계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하지 않았으나, 이르면 이번주 내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석훈 조세소위원장은 "상당수 의원들이 더 이상 (종교인 과세를)연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으나, 아직 교계의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기재부가 교계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종계교 반대하는 분들의 의견을 조세소위에서 청취하는 단계를 거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교인 과세 간담회 개최와 관련해 잡음이 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종교인 과세 추진에 미온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명분 쌓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정부와 조세소위는 국회에서 종교인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법제화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는 종교계를 설득하기 위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한 목사는 "(종교인 과세)법제화는 규정하는 용어부터 종교간 차이가 많다"며 종교인 과세 법제화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종교계와의 협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조세소위 심사과정에서 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 대다수가 '과세시기를 더 늦출 수 없다'는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법제화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종교계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종교계 설득 작업에 실패해도 과세방침을 추진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표심에 영향을 줄 움직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노릇.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 저소득 종교인에 대해 근로장려금(EITC)까지 지급하겠다는 카드를 내밀어도 법제화에 애를 먹은 상황에서, 세정상의 배려조차 없이 과세형평성만을 가지고 협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