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세수부족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특단의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세수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여야는 2일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올해 들어 7월까지 세수실적은 122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조3000억원 부족한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7월 현재 세수가 8조3000억원이 부족하고 지난해 결산은 2조8000억원이 부족하다"며 "추경한 것을 감안하면 15조7000억원이 덜 걷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재정수입이 3년째 줄어들고 있다. 계획보다 세수도 부족하고 재정수입이 예상보다 적게 잡히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3.9%를 잡았다가 지금은 2.7%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수치에 신뢰가 안 간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눈가림을 하면 안 된다. 국민들에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추경하느라 정부의 신뢰도 떨어지고 그걸 추궁하는 의원들도 편치 않았다. 그런데 사실상 내년 예산도 '분식예산'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힘을 보탰다.
이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출에 있어서 통상적인 규모를 보거나 기금을 활용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결손은 관리가능하다"며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정비,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9%가 되면 세수는 확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덕중 국세청장도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8월 세수실적을 파악한 바로는 세수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세수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반복되는 답변에 야당 의원들은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현 부총리는 세수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세수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과태료 체납·가산금 징수전담반을 설치하자는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의 제안에는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중기재정계획 신뢰도 지적…현오석 "경제상황 때문"
정부가 내놓은 2013년~2017년 국가중기재정운용계획이 당초 균형재정 계획을 변경,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과 더불어 정부가 경제상황을 낙관한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당초 정부가 2014년에 균형재정 하겠다고 했는데 4년이나 균형재정 시점을 미룬 이유는 무엇이냐"고 지적하자 현 부총리는 "올해 같은 경우 경제성장률이 3%가 안돼 균형재정 목표가 미뤄졌다"고 답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2012년~2016년 재정계획의 재정수지 전망을 보면 1조원의 흑자가 난다고 했는데 2013년~2017년 전망을 보면 올해 25조원 적자"라며 "중기재정계획이 1년 만에 이렇게 차이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현 부총리는 "올해 세수가 안 들어왔다"며 "경제성장률도 4.5%를 예상하다가 낮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내년 4%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과도하다는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 부총리는 "경기 활성화와 최대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예산을 작성했다"며 "재정건전성도 중요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민간부분 활성화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의 규제완화 투자 활성화 방안도 재정부담이 덜어진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민간의 투자 활성화 통해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 재정부담이 적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정부에서 민간규제를 풀어준다고 예상해 (경제성장률을 전망했지만)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꽤 많다"며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규제가 풀어지지 않아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얘기할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의원들도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는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규제완화 정책은 법을 통해 집행돼야 하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발언, 국회의 협조를 부탁했다.
野, 기초연금 공약 후퇴 질타…政 "재정상황 고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소득 하위 70% 대상으로 차등지급하기로 한 수정안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매서운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기초연금에 관해서 정부가 현란한 말을 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오래 가입 할수록 손해라는 것은 사실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상식에 맞지 않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물었다.
같은당 설훈 의원도 "박 대통령이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전원 2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해놨는데 정부가 내놓은 것을 보면 사기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이에 대해 "미래 지속가능성을 전망해서 (기초연금 수급대상을) 정한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기본적으로 사적연금보다 유리하다.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이 성숙해 가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