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이 보내준 녹차를 받았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녹차를 수입할 때 적용되는 기본관세율인 40%와 부가세 10%가 부과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세관에서 느닷없이 513.6%의 관세를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세금폭탄에 놀란 A씨는 세관에 항의했지만, 세관에서는 기본관세율을 적용받으려면 미리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만 할 뿐이었다.
기본관세율을 적용받는데 농수산물유통공사 얘기를 꺼내는지 답답했던 A씨는 세관 직원이 엉뚱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고추나 참깨, 인삼, 녹차 등 63개 품목에 대해선 농수산물 관련 기관이 수입추천 및 사후관리업무를 담당하게 돼 있다.
이는 국민 식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들을 관리품목으로 선정,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보호할 목적으로 농산물의 수급 조절 및 가격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녹차도 마찬가지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관리품목을 국영무역, 수입권 공매, 실수요자 배정 등의 세 가지 방식으로 수입하도록 하고 있는데 국영무역과 수입권 공매는 수입권을 업자나 기관에게 주는 방식이다.
실수요자 배정은 자격제한없이 양허관세수입추천 수에 따라 기본관세율을 적용토록 하는데, 말 그대로 농수산물유통공사에 기본관세를 받고 싶다고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그 혜택이 부여되는 제도다.
하지만 이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실수요자 배정이 자격제한이 없다고 해서 일반인들 모두가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출입업을 신고한 사람만 가능하다.
즉, 개인이 사용하려고 해외에서 구매해 국내에 반입하는 녹차는 꼼짝없이 513.6%의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
다만 물품가격과 운임, 보험료 등 물품의 과세가격이 총 15만원을 넘지 않고, 차의 무게도 5kg 미만이면 자가사용으로 인정돼 세금이 면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