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9년 만에 의회 재정전문기관의 세계적 모범사례로 올라 선 국회예산정책처.
지난 2003년 설립 당시 만해도 변변한 사무실 한 칸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형편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경제분석·예산분석·사업평가의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가진 재정전문 기관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 각국의 경제전문가와 관료들이 견학을 오기까지 할 정도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눈부신 성장은 물밑에서 끊임없이 고급두뇌들을 충원하고 교육시켜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고, 끊임없는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온 기획관리관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획관리관실의 역할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보통 조직에서 여러 파트가 나눠 맡고 있는 기획, 재정, 홍보, 행정지원 분야를 달랑(?) 21명의 직원이 총괄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연간 기본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집행하며, 대외협력과 홍보 사업을 펼치고, 국회의원들의 조사·분석 요구사항을 접수하는 등 다양한 일을 기획관리관실에서 처리하고 있다.
기획관리관실의 이런 다양한 활약 덕분에 경제분석실, 예산분석실, 사업평가관 등 3개 실·국이 '예산·결산 분석', '경제전망', '국가주요사업 평가' 등 연간 100여권이 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이를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재정관련 의정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 '기획'과 '관리'의 프로들 = 기획관리관실을 책임지고 있는 손석창 기획관리관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입법조사관 출신으로 관리국 회계과장과 사무처 총무과장 등을 거친 전문가. 의정연수원 교수와 감사관실 감사관, 법제실 행정법제심의관 등을 두루 거치며 각종 실무에도 밝아 기획관리관 옷이 가장 잘 맞는 인물로 꼽힌다.
기획관리관실의 주요 업무는 예산정책처의 운영과 인사·회계 등을 담당하는 총무담당관실과 기본 운영계획 수립 및 예산편성·집행, 조사·분석 접수, 홍보·협력과 교육 등을 담당하는 기획협력담당관실의 두 축으로 나뉘어 있다.
총무담당관실에서는 김학배 담당관을 중심으로 윤영준, 이동현 서기관 등 9명의 직원이 인사와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학배 담당관은 공공정책학을 전공하고 법제예산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입법조사관을 지낸 입법 전문가.
기획협력담당관실에는 임재봉 담당관을 필두로 기획협력 1담당 장석립 서기관과 기획협력 2담당인 이상오 사무관을 중심으로 모두 11명의 직원이 예산, 연구, 기획, 홍보, 교육, 정보화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임재봉 담당관은 법제예산실, 농림해양수산위 입법조사관과 법안비용추계2팀장을 맡은 예산정책 전문가다.
□ '정치적 중립성' 확보 위한 각고의 노력 = 국회예산정책처의 주요 목표는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정부의 예산이 한푼도 낭비되지 않고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돌아가도록 감시하는 것. 이를 위해 예산지출 측면의 투명성과 조세의 형평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작성되는 보고서가 국회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도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성과 중립성의 담보가 '생명'이다.
손석창 기획관리관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기관이나 기존의 의견으로부터 독립적인 분석을 내놓기 위해 노력한다. 전문성·중립성·신뢰성과 독립성 등 네 가지의 핵심가치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기관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손 관리관은 "특히 재정 분석은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개입이 끼어 들 여지가 적다"면서도 "예산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나라살림 대토론회' 등의 의견 수렴 과정과 '예산정책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명품 보고서'의 원동력, '최고 수준' 인재의 영입·관리 = 기획관리관실의 또 하나의 주요 업무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수준 높은 보고서의 원천인 고급인재를 적절히 채용하고, 그에 걸맞는 처우를 통해 관리하는 일이다.
이미 국회예산정책처에는 정원 125명 중 행정인력을 제외한 100여명이 박사 40명과 입법고시 출신 34명,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5명 등을 포함한 인재들로 꽉 채워져 있다.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 계약직공무원의 안정적인 연구를 위한 연구관 전환 추진과 포럼 및 외부교류를 통한 교육 등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인재 관리 업무는 기획관리관실의 몫이다.
이 때문에 기획관리관실에서는 직원들의 현안 분석 능력 '업그레이드(upgrade)'를 위한 전문가 특강 뿐만 아니라 건강이나 인문학 등 직원들의 관심 분야의 강의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는 해외 연수 기회 등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손석창 기획관리관은 "기획력이 필요한 기획관리관실 직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충분한 의견교환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재정 분야의 전문성과 창의적 업무수행 능력은 예산정책처 인재의 핵심 요건"이라고 밝혔다.
기획취재팀 : 최종건 정치팀장, 김기린·이희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