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한 경우 징역형이나 관세 추징의 처벌 외에 해당 물품도 몰수·추징하도록 하고 있는 관세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의류를 수입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박 모씨가 무신고 수입물품을 몰수·추징하도록 하는 관세법 조항이 헌법상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8(합헌)대 1(위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관세법 제282조는 신고 않고 물품을 수입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함과 아울러 대상 물품을 반드시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는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하는 금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씨 역시 지난 2006년∼2007년 사이 미국으로부터 274차례에 걸쳐 의류를 수입하면서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약 2억5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하던 중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관세를 징수하고 통관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한 수출입 신고제도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신고 없이 물품을 수입한 관세범을 무신고 수입죄로 처벌하고 대상 물품을 몰수·추징하는 것은 관세법의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추징가액을 '범칙 당시의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으로 한정함으로써 합리적인 범위내의 가액만 추징되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 최소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며 "몰수·추징에 의해 제한되는 재산권보다 달성하고자 하는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일하게 위헌 의견을 낸 조대현 재판관은 "수입금지품이 아닌 단순한 미신고 수입물품까지 몰수·추징하는 것은 수입의 자유와 수입품에 대한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