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는 본래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해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입니다. 취득자가 재화를 사용·수익·처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착해 부과하는 것이 아니어서 취득자가 실질적으로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는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사실상의 취득행위 자체를 과세객체로 봅니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두14228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지방세법 제29조 제1항 제1호는 취득세는 취득세 과세물건을 취득하는 때에 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은 부동산의 취득에 있어서는 민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등기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으로 취득하는 때에는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실상의 취득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등기와 같은 소유권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는 못하였으나 대금의 지급과 같은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2두5115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해 만일 개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대부분의 매매대금이 지급되었으나 잔금 중 극히 일부만 지급되지 않은 경우를 지방세법상의 '부동산의 취득'으로 보아 취득세 납부의무가 성립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부동산 등을 유상승계취득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 취득의 시기는 사실상의 잔금지급일이라 할 것"이라며 "이는 원칙적으로 잔금 청산일을 가리키는 것이나, 한편으로 취득세 자체가 사실상의 취득행위를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사실상의 취득행위는 비록 잔금 지급이 모두 완결되지 아니하였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잔금이 지급되고 극히 미미한 금액의 잔금만이 형식상 미지급되고 있을 뿐"이라며 "그와 같은 미미한 금액의 형식상의 지체를 이유로 계약해제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될 경우라면, 거래관념상 잔금을 모두 납부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취급해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6두15301 판결 참조)
이는 매도인이 신의칙상 계약해제를 할 수 없을 정도의 대부분의 매매대금을 매수인이 지급한 상태가 되면 사실상의 취득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납세의무자가 신고납세방식인 취득세에 대해 조만간 부동산을 취득할 것을 예상하고, 자진해 매매계약서상의 매매가액을 기준으로 취득세를 신고하였으나, 매매계약서 상의 잔금을 결국 지급하지 못해 매도인에 의해 계약이 해제돼 결국 사실상 취득을 하지 못한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라도 조세채무를 확정하는 납세의무자의 취득세신고행위가 취소되거나 당연 무효로 인정되지 않는 한 납세의무자는 확정된 조세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함을 유의해야 합니다.
판례는 이러한 경우의 납세의무자의 잔금 미납으로 인한 계약해제 이전의 자진신고 행위에 대해 당연 무효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두24227 판결 참조)
따라서 취득세를 신고할 경우 반드시 사실상 취득 단계(상대방이 잔금 미납을 이유로 계약해제를 할 수 없을 정도의 대부분의 매매대금을 지급한 이후) 이후에 해야 함을 유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