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대내적 충격으로 인한 국내 경기 불황의 여파로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대외적 충격인 2008년 금융위기에서는 수출이 급감하는 등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18일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시 수출입 구조 분석 결과, 경제위기의 성격에 따라 수출입과 무역수지 구조가 상이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환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세계경제로 인해 수출은 전년대비 2.8% 감소하는 등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수입은 국내경기 불황으로 인해 전년대비 35.5%나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소비재의 수입 감소폭이 41.2%에 달해 극심한 소비위축을 반영했다.
반면 금융위기 때는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로 수출이 13.9% 감소했고, 수입도 25.8% 줄었다. 이는 국내 경기침체와 함께 세계 수요 감소로 인한 유가 등 원자재가격 하락이 주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관세청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시장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당시 수출시장은 선진국 중심인 반면, 금융위기 때는 중국과 동남아 등 개도국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됐다는 것.
실제로 중국의 비중은 1998년 7.0%에서 2009년 23.9%로 급증한 반면, 미국의 비중은 17.2%에서 10.4%로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두 시기 모두 위기 후 수출보다 수입 감소율이 확대되면서 98년 390억불, 2009년 404억불 등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융위기 후 중국 등을 중심으로 주력상품 수출이 확대되면서 10년 전 외환위기보다 빠르게 경기를 회복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의 존재와 선박·석유제품·액정디바이스 등 신(新)주력상품의 선전으로 수출이 급증한 것이 위기회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