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론 상당한 실익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적극적 추진 입장을 밝힌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 협정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 등 단기적 실익은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면세가 많아 실제 가중평균 관세율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중 FTA 체결로 단기적 실익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석유화학과 전자정보 등에선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지만, 철강과 섬유, 경공업 등은 적자여서 산업별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한·중 FTA를 잘못 추진했다간, 한·미 FTA와는 비교가 안되는 국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한·중 FTA를 추진하는 것이 이익"이라며 협상이 진행중인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준하는 수준에서 FTA가 체결될 경우, 각종 비관세 장벽이 철폐돼 최종적으로는 상당한 실익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입허가증과 쿼터제, 중고기계 전기제품 수입금지 등 중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며 "2007년 기준 7천860여개 세목 중 비관세 장벽에 해당하는 품목이 6천450개"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직접투자에 대한 지분제한 등 규제를 풀어, 우리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경우 내국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FTA가 굉장히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중국은 대국이고 우리는 소국인 만큼 우리 입장에서는 특화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 산업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낮은 수준으로 FTA를 체결한다면 얻을 것이 없기 때문에, 중국을 벼랑끝으로 몰아붙여 대만 수준의 혜택을 얻어야 한다"며 "한·중 FTA는 분명히 중국이 우리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고, 지정학적 요건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