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정수기 판매회사를 차릴 계획으로 사업자금을 모으고 있는 A씨는 아무래도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게 가장 쉬울 것 같아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러 갔다.
A씨는 당연히 세금 신고가 간편한 간이과세자로 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생각이었지만, 세금 신고가 좀 더 복잡한 일반과세자로 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세무서으로부터 "'서울시, 광역시 및 수도권 지역(읍·면 제외)에서 하는 정수기 판매회사'는 간이과세자로 사업자 등록 신청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서울 소재 피아노·컴퓨터 판매업체 등은 '간이과세자' 등록 안 돼= 국세청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연 매출액이 48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로 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수 있으며, 창업한 경우에도 간이과세자로 등록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세청에서는 실제로 연 매출액이 4800만원을 초과하는데도 세금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간이과세자로 위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의 종류·규모, 사업장 소재지 등을 감안해 일부 업종의 경우는 간이과세자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서울시, 광역시 및 수도권 지역(읍·면 제외)에서 피아노, 컴퓨터, 정수기, 가구대리점, 가전제품 등 1회 거래가액이 큰 품목을 취급하는 사업자는 간이과세자로 등록할 수 없다.
또한 이 지역에서 초기 투자비용이 큰 골프연습장, 주유소, 예식장, 백화점, 볼링장 등을 하는 경우, 사업자가 주요거래처인 건설업, 정보처리업, 산업폐기물, 수집처리업 등도 간이과세자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밖에 골프장비 소매업, 의료용품 소매업, 귀금속점 등 고가품·전문품 취급업종, 기타 신종 호황업종인 산후조리원, 피부·비만관리업, 음식출장조달업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서울시, 광역시 등이 아닌 지방에서 피아노, 컴퓨터 등의 판매업체 또는 귀금속점, 산후조리원 등을 운영한다면 간이과세자로 등록할 수 있다.
□ '부동산 매매업'은 지역불문 '간이과세자 등록' 불가= 그러나 지역을 불문하고 간이과세자로 등록할 수 없는 업종도 있다. 부동산 매매업을 하는 경우에는 어느 지역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간이과세자로 등록이 불가능하다.
또한 광업, 제조업(과자점, 양복점), 도매업(재생용 재료수집 및 판매업은 제외),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의 전문직 사업자 등도 간이과세 배제 업종에 속한다.
부동산 임대업이나 유흥업을 하는 경우에는 국세청장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사업을 기준으로 간이과세 적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 광역시 및 시 지역에서 임대업을 하는 경우에는 국세청장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사업에 대해 간이과세를 배제하도록 돼 있다.
한편 일반과세자로 등록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가 또 다른 사업장을 운영하기 위해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는 경우에도 간이과세자로 등록할 수가 없다. 일반과세자로부터 사업포괄 양수를 받은 사업자도 일반과세자로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과세자로 등록돼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도 개인택시, 용달차 운송업, 이발소, 미용실 등을 운영하기 위해 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때에는 간이과세자로 등록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