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장의 부적절한 골프파문과 그림상납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이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며 한 청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14일 김유정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상률 국세청장을 둘러싼 각종 비리의혹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정권 실세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가 하면 고가의 그림을 청탁의 대가로 선물했다는 폭로도 있다. 정권실세에게 줄서기 위해 애쓴 흔적 때문에 청와대의 주의조치도 받았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당사자간) 서로의 주장이 다른 상황이니 진실을 명백히 가려야 할 것"이라며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구하면서 아울러 "한청장을 둘러싼 이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모든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비난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청와대는 한상률 청장에 대한 사직으로 이 문제를 조기에 봉합하려해서는 안 된다"며 "국세청장이 갖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만큼 검은 커넥션이 꼬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끝까지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청와대는 사건의 진상을 사전에 알았다면 강력하게 경고하고, 변화가 없다면 검찰수사를 요청해 문제의 근원을 드러내야 했다. 사전조치가 미흡하다보니 그림 로비 사건이 권력형 실세게이트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청와대의 늑장대응도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미리 경고를 했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나와서는 곤란하다"며 "영부인 사촌언니게이트도 그렇고, 민정수석실이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관리가 늑장에다가 꼼꼼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은 지 오래"라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직접 겨냥했다.
자유선진당은 국세청장의 사퇴에 나아가 국정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개각을 촉구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정쇄신과 정부의 신뢰회복을 위한 개각에서 독야청청 청렴해서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세청장마저 이정도라니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한상률 청장이 물러날 경우 국세청은 3대에 걸쳐 청장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연속 구속되거나 사퇴하게 된다. 국세청장이 세금만 잘 걷는 줄 알았더니 뇌물 걷는데도 선수인 모양"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검찰은 공정하게 국세청장 문제를 파헤치고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엄정한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국세청장 그림뇌물 사건이 표면화한 이상, 전면개각의 불가피성은 충분히 입증됐다"며 "대통령은 자원외교 총리를 포함한 전면개각을 통해 국정을 쇄신하고 정부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전면적인 개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여권인 한나라당에서도 부적절한 한 청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표시됐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한 청장의 대통령측근 골프회동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그런 행동은 안 하도록 의원 스스로 자제해 달라"며 골프모임에 참여한 당 관계자들을 질책했으며, 당 중진회의에서는 상당수 여당의원들이 진상규명과 함께 국세청장의 교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