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출범, 제17대 한상률 국세청장 유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 취임한 한상률 국세청장의 유임여부.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선택은 한상률 국세청장의 유임이었다.
한 국세청장은 유임이 확정된 이후 기존에 추진했던 신뢰도 제고 작업 등을 포함한 과감한 국세행정 개혁정책을 실시했다. 특히 신뢰도 제고의 일환인 '사회공헌 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등 '신뢰도 국세청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나가고 있다.
아울러 경제침체 여파로 부득이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기업들에 대한 정기세무조사 유예, 납세협력비용 축소, 세금문제 사전답변제도 등 굵직한 현안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KBS 외주제작사, 태광실업, 우리들병원 등에 대한 세무조사 등은 '정치적 조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아쉬움으로 기록되고 있다.
□ 대규모 감세법안 추진…'부자감세' 논란
●‥지난 9월1일 발표된 2008년 세제개편안은 이명박 정부 조세정책의 결정판으로 치부될 수 있을 만큼 대규모 '감세방안'이 포함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20조원 감세'를 경제 살리기의 초석으로 삼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법인세율 인하, 상속 및 증여세율 인하 등 정부도 '개혁'이라고 자평했을 만큼 파격적이었다.
상속·증여세율(10∼50%)과 양도소득세율(9∼36%)을 소득세와 같은 6∼33%로 맞추고, 양도세 고가주택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크게 높이는 한편 법인세율을 2010년까지 5%p(최고세율 기준) 인하하고, 과표구간도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세방안은 고소득층과 대기업, 주택부자들에게만 유리한 방안이라는 이른바 '부자감세'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세제개편안에 이어 지난 9월23일 발표된 종합부동산세제 개편안은 "불합리한 세제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부자감세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종부세의 정당성을 강조해 온 정부가 정권교체 이후 순식간에 태도를 바꾼데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결국 '부자감세' 논란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감세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밀고당기기의 중심으로 부각, 연말 예산안 통과와 맞물려 정치적인 갈등요인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 헌재, 종부세 세대별 합산 '위헌' 결정…종부세 '껍데기만' 남아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로 꼽혔던 종합부동산세는 결국 오래갈 운명까지는 타고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종부세 폐지론이 힘을 받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헌법재판소로부터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1월 13일 종부세법 일부조항에 대해 위헌결정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특히 헌재는 종부세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세대별 합산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으며, 거주목적의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과세부분도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참여정부가 부동산 투기척결의 일환으로 도입했던 '정책세금'인 종부세는 생명력을 잃게 됐다. 아울러 정부의 종부세 폐지론도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특히 헌재 결정에 앞서 정부가 발표했던 '대폭 완화'를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논의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끝에 세율의 일부조정만 이뤄졌을 뿐 사실상 원안대로 통과, 종부세는 '껍데기 제도'로 전락하게 됐다.
한편 헌재의 종부세 결정을 앞두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이 문제되면서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를 벌이는 등 일대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의 국정조사는 소리만 요란했을 뿐 아무런 소득이 없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 조세심판원 신설…재정부에서 독립…납세자 권리구제 '새 이정표'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납세자 권리구제 제도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과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산하에서 국세분야 심판기능만을 전담해 왔던 국세심판원이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의 지방세 심판기능까지 합친 '조세심판원'으로 거듭났다.
그 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조세심판원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많았다. 조세심판원은 확대개편되면서 재정부 산하가 아닌 국무총리 산하 부처로 재편, 위상을 한 단계 제고하기도 했다.
초대 조세심판원장에는 허종구 원장(행정고시 21회)이 발탁됐다. 허 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세심판원 행정개선안을 발표하는 등 조세심판원 백년대계의 기초를 닦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실상 조세심판원의 독립을 규정한 '조세심판원법' 제정 등도 추진하고 있다.
□ 국세청 조직진단…국세청 10년 만에 대변혁 '초읽기'
●‥올해 초 기획재정부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언급된 '국세청 조직진단'이 구체화되면서 국세청은 1999년 이후 10년여 만에 대대적인 '변혁'의 물결을 타게될 전망이다. 2008년 무자년은 이론적 기반을 닦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
기획재정부는 국세청 조직진단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세행정의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조직진단 위원회를 구성, 외부 컨설팅 업체에 국세청 조직에 대한 조직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외국계 컨설팅사가 주관해 이뤄진 국세청 조직진단 결과 일선 세무서 축소 등 국세청 상·하부 조직을 슬림화하는 내용의 용역보고서가 완성, 재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 전면적인 국세청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의 해(기축년)인 2009년, 국세청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전직 국세청장들 뇌물혐의로 '옥고'…우울한 국세청
●‥지난해 11월 전군표 前국세청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현직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터져 나온 지 1년만인 올해 11월 이번에는 전 前국세청장에 앞서 국세청장을 지낸 이주성 前국세청장(사진)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사건이 터졌다.
프라임 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 11월 12일 프라임 그룹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이 드러난 이 前국세청장을 전격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前국세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지난 2005년 건설업자의 소개로 만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으로부터 로비청탁을 받고 20억원 상당의 아파트 및 6000만원 상당의 가재도구를 받았다 뒤늦게 이를 되돌려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前국세청장은 이에 앞서 신성해운 세무조사 로비무마 의혹에 연루,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수 십억원대의 차명계좌를 기업인, 룸살롱 여주인 등의 명의로 관리해왔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상당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前국세청장은 최근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돼 정식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2월11일 전군표 前국세청장에 대한 상고심을 기각하고 전 前국세청장에 대한 징역형 및 벌금형을 확정했다. 전 前국세청장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 것이다.
□ 국세청.관세청 '정기세무조사·관세조사' 전면 유예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환율상승 등 경제불안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되자 정부당국은 각종 기업과 관련한 조사를 전면 유예하는 방안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국세청은 지난 10월29일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일정규모 이하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기 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세청은 진행 중인 세무조사 또한 가급적 빨리 조사종결하고 조사착수통지를 받은 기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연기신청만 하면 적극 연기해 주는 파격적인 조사유예 방침을 발표, 시행하고 있다.
관세청 역시 11월25일, 명확한 탈루의혹이 없는 한 기업세무조사인 관세심사를 전면적으로 유예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세청은 특히 키코 피해기업 등 중소수출입업체를 중심으로 납기를 연장하는 등 대대적인 기업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기업조사의 전면유예방침은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지방세 세무조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행안부는 11월28일 중소기업에 대한 지방세세무조사를 내년 말까지 전면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 '前정권 비리를 캐라'…참여정부 관련 기업 잇딴 세무조사
●‥'과거의 청산'은 노무현 정권도 피해나갈 수 없는 과정이 됐다. 이명박 정부의 前정권에 대한 사실상의 사정 신호탄이 쏘아졌다. 선두에 나선 것은 검찰과 국세청.
특히 국세청은 노무현 前대통령의 측근들이 관련된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무조사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태광실업, 제피로스 골프장, 심지어 노 前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을 맡았던 우리들병원 등 다수.
특히 최근 구속된 박연차 회장이 이끄는 태광실업의 경우 심층세무조사를 통해 박 회장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 여부를 캐내는 등 상당히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보내고 있지만 국세청은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비판여론의 진앙지인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대한 세무조사 또한 정치세무조사 의혹을 받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의례적인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 권오형 회계사회장 당선…외감축소, 업계 '충격파'
●‥지난 6월 10일 치러진 한국공인회계사회 신임회장 선거에서 권오형 회계사(61세)가 2년 임기의 새로운 공인회계사회장으로 당선됐다. 권 회계사는 총 유효투표수 3961표 중 정확히 2000표를 획득,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권 회장은 당선소감을 통해 "빅4회계법인은 빅4대로, 중소회계법인은 중소회계법인대로 모두 상생하는 회계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외감기준 완화(70억원→100억원) 총력 저지를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업계 최대의 현안이슈가 대두된 상황에서 취임, 권 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회계사회 집행부는 취임과 동시에 최대 시험무대에 올라선 셈.
정부당국은 현재 자산규모 100억원 미만(현행 70억원) 비상장사들의 경우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내용의 외감법 시행령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최소 3600여개 기업이 외감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다시 말해 회계사 업계의 '파이'가 그만큼 줄어들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되는 셈. 이에 따라 회계업계는 외감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 보험사들 '변액보험' 과세논란…하나은행 1조7000억 과세 '무효'
●‥지난해 말 불거진 보험사들의 변액보험 관련 세무처리 문제가 또 다시 이슈화됐었다. 국세청은 최초로 문제를 발견했던 메트라이프에 대해 수 백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 유사한 형태로 변액보험 세무처리를 한 보험사들을 긴장시켰다.
보험사들은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 기획재정부로부터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아냄에 따라 국세청의 세금추징 예봉을 피해나갔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변액보험과 관련한 세무처리 문제가 다시 골치아픈 문제로 부각되면서 보험사들과 과세당국간의 물밑 '신경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1라운드는 국세청의 패배로 귀결됐지만 최근 벌어진 2라운드의 승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매머드급 세금추징 결정을 받았던 하나은행은 '구사일생'했다. 당초 국세청은 지난해 세무조사를 통해 하나은행에 1조70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세금을 부과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국세청의 세금부과 조치는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를 통해 원천무효가 결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초 하나은행에 대한 과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국세청이 스스로 '과세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국세청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 취임한 한상률 국세청장의 유임여부.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선택은 한상률 국세청장의 유임이었다.
한 국세청장은 유임이 확정된 이후 기존에 추진했던 신뢰도 제고 작업 등을 포함한 과감한 국세행정 개혁정책을 실시했다. 특히 신뢰도 제고의 일환인 '사회공헌 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등 '신뢰도 국세청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나가고 있다.
아울러 경제침체 여파로 부득이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기업들에 대한 정기세무조사 유예, 납세협력비용 축소, 세금문제 사전답변제도 등 굵직한 현안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KBS 외주제작사, 태광실업, 우리들병원 등에 대한 세무조사 등은 '정치적 조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아쉬움으로 기록되고 있다.
□ 대규모 감세법안 추진…'부자감세' 논란
●‥지난 9월1일 발표된 2008년 세제개편안은 이명박 정부 조세정책의 결정판으로 치부될 수 있을 만큼 대규모 '감세방안'이 포함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20조원 감세'를 경제 살리기의 초석으로 삼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법인세율 인하, 상속 및 증여세율 인하 등 정부도 '개혁'이라고 자평했을 만큼 파격적이었다.
상속·증여세율(10∼50%)과 양도소득세율(9∼36%)을 소득세와 같은 6∼33%로 맞추고, 양도세 고가주택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크게 높이는 한편 법인세율을 2010년까지 5%p(최고세율 기준) 인하하고, 과표구간도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세방안은 고소득층과 대기업, 주택부자들에게만 유리한 방안이라는 이른바 '부자감세'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세제개편안에 이어 지난 9월23일 발표된 종합부동산세제 개편안은 "불합리한 세제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부자감세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종부세의 정당성을 강조해 온 정부가 정권교체 이후 순식간에 태도를 바꾼데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결국 '부자감세' 논란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감세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밀고당기기의 중심으로 부각, 연말 예산안 통과와 맞물려 정치적인 갈등요인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 헌재, 종부세 세대별 합산 '위헌' 결정…종부세 '껍데기만' 남아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로 꼽혔던 종합부동산세는 결국 오래갈 운명까지는 타고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종부세 폐지론이 힘을 받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헌법재판소로부터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1월 13일 종부세법 일부조항에 대해 위헌결정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특히 헌재는 종부세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세대별 합산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으며, 거주목적의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과세부분도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참여정부가 부동산 투기척결의 일환으로 도입했던 '정책세금'인 종부세는 생명력을 잃게 됐다. 아울러 정부의 종부세 폐지론도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특히 헌재 결정에 앞서 정부가 발표했던 '대폭 완화'를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논의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끝에 세율의 일부조정만 이뤄졌을 뿐 사실상 원안대로 통과, 종부세는 '껍데기 제도'로 전락하게 됐다.
한편 헌재의 종부세 결정을 앞두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이 문제되면서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를 벌이는 등 일대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의 국정조사는 소리만 요란했을 뿐 아무런 소득이 없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 조세심판원 신설…재정부에서 독립…납세자 권리구제 '새 이정표'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납세자 권리구제 제도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과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산하에서 국세분야 심판기능만을 전담해 왔던 국세심판원이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의 지방세 심판기능까지 합친 '조세심판원'으로 거듭났다.
그 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조세심판원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많았다. 조세심판원은 확대개편되면서 재정부 산하가 아닌 국무총리 산하 부처로 재편, 위상을 한 단계 제고하기도 했다.
초대 조세심판원장에는 허종구 원장(행정고시 21회)이 발탁됐다. 허 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세심판원 행정개선안을 발표하는 등 조세심판원 백년대계의 기초를 닦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실상 조세심판원의 독립을 규정한 '조세심판원법' 제정 등도 추진하고 있다.
□ 국세청 조직진단…국세청 10년 만에 대변혁 '초읽기'
●‥올해 초 기획재정부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언급된 '국세청 조직진단'이 구체화되면서 국세청은 1999년 이후 10년여 만에 대대적인 '변혁'의 물결을 타게될 전망이다. 2008년 무자년은 이론적 기반을 닦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
기획재정부는 국세청 조직진단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세행정의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조직진단 위원회를 구성, 외부 컨설팅 업체에 국세청 조직에 대한 조직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외국계 컨설팅사가 주관해 이뤄진 국세청 조직진단 결과 일선 세무서 축소 등 국세청 상·하부 조직을 슬림화하는 내용의 용역보고서가 완성, 재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 전면적인 국세청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의 해(기축년)인 2009년, 국세청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전직 국세청장들 뇌물혐의로 '옥고'…우울한 국세청
●‥지난해 11월 전군표 前국세청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현직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터져 나온 지 1년만인 올해 11월 이번에는 전 前국세청장에 앞서 국세청장을 지낸 이주성 前국세청장(사진)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사건이 터졌다.프라임 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 11월 12일 프라임 그룹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이 드러난 이 前국세청장을 전격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前국세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지난 2005년 건설업자의 소개로 만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으로부터 로비청탁을 받고 20억원 상당의 아파트 및 6000만원 상당의 가재도구를 받았다 뒤늦게 이를 되돌려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前국세청장은 이에 앞서 신성해운 세무조사 로비무마 의혹에 연루,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수 십억원대의 차명계좌를 기업인, 룸살롱 여주인 등의 명의로 관리해왔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상당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前국세청장은 최근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돼 정식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2월11일 전군표 前국세청장에 대한 상고심을 기각하고 전 前국세청장에 대한 징역형 및 벌금형을 확정했다. 전 前국세청장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 것이다.
□ 국세청.관세청 '정기세무조사·관세조사' 전면 유예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환율상승 등 경제불안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되자 정부당국은 각종 기업과 관련한 조사를 전면 유예하는 방안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국세청은 지난 10월29일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일정규모 이하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기 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세청은 진행 중인 세무조사 또한 가급적 빨리 조사종결하고 조사착수통지를 받은 기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연기신청만 하면 적극 연기해 주는 파격적인 조사유예 방침을 발표, 시행하고 있다.
관세청 역시 11월25일, 명확한 탈루의혹이 없는 한 기업세무조사인 관세심사를 전면적으로 유예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세청은 특히 키코 피해기업 등 중소수출입업체를 중심으로 납기를 연장하는 등 대대적인 기업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기업조사의 전면유예방침은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지방세 세무조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행안부는 11월28일 중소기업에 대한 지방세세무조사를 내년 말까지 전면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 '前정권 비리를 캐라'…참여정부 관련 기업 잇딴 세무조사
●‥'과거의 청산'은 노무현 정권도 피해나갈 수 없는 과정이 됐다. 이명박 정부의 前정권에 대한 사실상의 사정 신호탄이 쏘아졌다. 선두에 나선 것은 검찰과 국세청.
특히 국세청은 노무현 前대통령의 측근들이 관련된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무조사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태광실업, 제피로스 골프장, 심지어 노 前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을 맡았던 우리들병원 등 다수.
특히 최근 구속된 박연차 회장이 이끄는 태광실업의 경우 심층세무조사를 통해 박 회장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 여부를 캐내는 등 상당히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보내고 있지만 국세청은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비판여론의 진앙지인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대한 세무조사 또한 정치세무조사 의혹을 받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의례적인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 권오형 회계사회장 당선…외감축소, 업계 '충격파'
●‥지난 6월 10일 치러진 한국공인회계사회 신임회장 선거에서 권오형 회계사(61세)가 2년 임기의 새로운 공인회계사회장으로 당선됐다. 권 회계사는 총 유효투표수 3961표 중 정확히 2000표를 획득,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권 회장은 당선소감을 통해 "빅4회계법인은 빅4대로, 중소회계법인은 중소회계법인대로 모두 상생하는 회계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외감기준 완화(70억원→100억원) 총력 저지를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업계 최대의 현안이슈가 대두된 상황에서 취임, 권 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회계사회 집행부는 취임과 동시에 최대 시험무대에 올라선 셈.
정부당국은 현재 자산규모 100억원 미만(현행 70억원) 비상장사들의 경우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내용의 외감법 시행령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최소 3600여개 기업이 외감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다시 말해 회계사 업계의 '파이'가 그만큼 줄어들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되는 셈. 이에 따라 회계업계는 외감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 보험사들 '변액보험' 과세논란…하나은행 1조7000억 과세 '무효'
●‥지난해 말 불거진 보험사들의 변액보험 관련 세무처리 문제가 또 다시 이슈화됐었다. 국세청은 최초로 문제를 발견했던 메트라이프에 대해 수 백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 유사한 형태로 변액보험 세무처리를 한 보험사들을 긴장시켰다.
보험사들은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 기획재정부로부터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아냄에 따라 국세청의 세금추징 예봉을 피해나갔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변액보험과 관련한 세무처리 문제가 다시 골치아픈 문제로 부각되면서 보험사들과 과세당국간의 물밑 '신경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1라운드는 국세청의 패배로 귀결됐지만 최근 벌어진 2라운드의 승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매머드급 세금추징 결정을 받았던 하나은행은 '구사일생'했다. 당초 국세청은 지난해 세무조사를 통해 하나은행에 1조70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세금을 부과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국세청의 세금부과 조치는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를 통해 원천무효가 결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초 하나은행에 대한 과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국세청이 스스로 '과세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국세청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