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술유출방지 설비투자시 3% 세액공제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세법 개정안에는 기업들의 투자활동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많이 포함돼 있다.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통해 경기부양을 뒷받침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역력하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고유가 시대를 대비한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확대 방안, 기술유출방지설비 투자세액공제 추가 등 경기부양의 의도보다는 고유가 시대를 대비하고, 국내 기업들의 고급정보 해외유출이 심각한 상황을 감안한 '시의성' 에 초점을 맞춘 세액공제 제도를 실시키로 한 것.

특히 기업들의 기술유출방지 설비를 투자세액의 3%가 공제되는 환경·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한 조치는 지난 6년간 첨단기술의 해외유출 적발 건수가 44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국정원의 최근 발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 해외유출 전 적발 첨단 기술가액 44조원…유출방지대책 시급

31일 국가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지금까지 해외유출 도중 적발된 300㎜웨이퍼,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기술 등 국산 첨단기술은 모두 51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44조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국정원은 밝혔다.

그나마 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난 기술유출을 감안할 때 문제는 더 크다. 국정원에 따르면 올해도 벌써 14건의 기술 해외유출 시도가 적발되는 등 장차 '국부(國富)' 신장의 효자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들의 해외유출 시도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기술유출방지설비 투자세액공제…세제지원 통해 국가피해 방지

재정경제부가 1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들이 중요한 정보와 기술자산을 내·외부 침입자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설비인 ▲네트워크 접근통제시스템 ▲서버 및 PC보안제품 ▲데이터보안제품 등과 같은 제품 및 설비에 투자를 할 경우 투자금액의 3%를 소득세 및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재경부는 기술유출방지 설비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냄으로써 기업들 스스로가 핵심기술유출을 막는 한편 기술유출로 입게될 국가적 피해 방지차원에서 투자지원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핵심기술유출을 막는데 어느 정도 보템이 될 수 있는 세제지원인 셈. 

이 제도는 내년 1월1일 이후 투자분부터 적용되며 재경부는 앞으로 관련 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술유출설비의 구체적인 범위를 규정할 계획이다. 다만 CCTV, 도어록 등 방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시스템들은 적용대상 설비에서 제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