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업 보호?...경제학자들 "GDP 300조원 감소 등 경제 타격" 비판

관세 부과시 美 GDP 2000억 달러 감소 전망

美 성장률 2026∼2029년 매년 0.2%포인트↓

"관세 부과하는 과정에서 부수적 피해 야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앞으로 임기 4년간 GDP(국내총생산)의 300조 원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관세를 통해 막대한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자국의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1기 때 부과한 관세는 인플레이션 없이 일자리, 임금, 투자 성장을 가져왔다"며 "트럼프 2기에서도 관세를 통해 미국 산업과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경제학자들은 관세 부과가 미국의 성장률을 낮추고 물가상승률마저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상충된 전망을 내놓았다.

워윅 맥키빈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위원은 지난달 17일 보고서에서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 부과 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2000억 달러(290조원)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미국의 성장률을 2026∼2029년 매년 0.2%포인트가량 낮추고, 올해 인플레이션을 0.43%포인트 높이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캐나다의 경우 성장률이 최대 1.3%포인트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올해 1.68%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멕시코는 성장률이 최대 2%포인트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올해 2.29%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맥키빈 위언은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임기 동안 미국과 중국의 GDP를 각각 550억 달러(약 80조원), 1280억 달러(약 186조원) 감소시킬 것으로 관측했다. 맥키빈 위언은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이 관세 여파로 더 큰 타격을 받겠지만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PIIE 경제학자들은 관세 부과가 원자재 및 중간재를 수입하는 미국 제조업체의 비용을 급등시켜 물가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 전체 수입량의 47%를 차지하는 채소류를 공급하고 있어 식료품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조세정책센터의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2025년 미국 일반 가구의 비용은 3000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리디아 콕스 경제학 조교수는 "특정 상품에 대한 외국 경쟁이 줄어들어 미국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철강 관세는 자동차, 중장비 및 철강을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 인상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콕스 교수는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수적인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이에 대해 경고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