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취임 후 세계 지도자들 앞 첫 연설
"유가가 떨어지면 우크라 전쟁은 바로 끝날 것"
세계 금리 인하 필요성도 강조…"즉시 요구할 것"
"美서 만들면 낮은 세금, 아니면 관세 부과" 엄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전 세계 경제인과 정치 지도자들 앞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낮출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의외의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경우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구하겠다"며 "유가가 떨어지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유가는) 전쟁이 계속될 만큼 높다. 유가를 끌어내려야 한다. 그러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주요 전쟁 자금 수입원인 석유 가격을 낮춰 경제적 타격을 줘야 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즉시 금리를 인하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자신을 스스로 '관세맨'이라 칭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관세 위협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 기업에 대한 나의 메시지는 간단하다"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럴 경우 우리는 지구 그 어느 국가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미국에서 제품을 제조하지 않을 경우, 그것은 당신들의 권리지만, 아주 다양한 금액의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구체적인 관세 계획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이날 그의 발언으로 시장 변동성은 커졌다. 연설 도중 유가는 하락했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으며, 미국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S&P500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를 겨냥한 첫 연설로 그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미국이 대내·대외적으로 자유시장 원칙을 벗어난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