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속전속결 탄핵심판 위해 철회"
尹측 "탄핵심판 핵심, 탄핵소추 무효 자인"
국힘 "이재명 사법 리스크 피하려는 꼼수"
◆…정형식(왼쪽),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2025.1.3 사진=연합뉴스
국회는 당초 윤 대통령 소추 사유를 내란죄 등 '형법 위반'과 위헌적인 계엄 선포 등 '헌법 위반' 사유로 구분해 의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1차 준비기일에선 지난 1차 기일에서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인 만큼 형법 위반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고 헌법 위반에 포섭해 다루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국회 측 대리인 김진한 변호사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 사건 2회 변론절차기일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 범죄 사실은 여전히 있는 거고, 형사 법정에서 유무죄 여부가 판단될 것"이라며 "다만 형사 소송처럼 내란죄를 다루다가는 자칫하면 탄핵 심판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의 위법·위헌한 행위를 내란이 아니라 헌법 위반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라며 심판의 속전속결을 위해 빼겠다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이 사건은 내란죄가 본질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요소다. 형법상 내란죄가 성립 안 되는 것이라면 탄핵소추가 잘못된 것"이라며 "내란죄를 빼겠다면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국회 의결을 거쳐 내란죄를 뺀다면 그때 가서 동의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법률자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내란죄를 소추 사유에서 철회한 것은 탄핵소추 결의 자체가 무효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내란죄는 탄핵 심판에 있어 핵심인 만큼 철회한 이상 탄핵 소추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의 배경에는 (야당의) 무차별 탄핵이 있다. 앞서 접수된 탄핵소추가 정당했는지는 이 사건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며 "만일 대통령을 탄핵하고 주요 탄핵 사건이 기각되면 입법부의 탄핵권 남용, 행정부 마비 시도 행태에 있어 헌재가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등도 페이스북을 통해 동일한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온갖 이유를 들어 '무더기 탄핵'을 남발하던 민주당이 왜 내란죄를 탄핵 사유에서 제외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답은 뻔하다. 내란죄는 증인들에 대한 반대신문권 보장 때문에 재판에 시간이 걸린다. 내란죄를 빼고 나머지만으로 최대한 빨리 탄핵함으로써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피해 보려는 것이다. 명백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탄핵소추 심판사건에서 내란죄부분은 민주당이 철회하고 다시 소추서를 변경한다고 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변경된 내용으로 또다시 국회의결을 받아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란죄도 되지 않는데, 국민들을 선동해 검·경에서 이미 내란죄로 엉터리 수사해서 기소한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검·경이 아주 곤혹스럽게 됐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 역시 "그토록 내란죄를 외치며 국민을 선동해 놓고, 이제 와서 내란죄가 안될 거 같으니 탄핵심판 사유에서 빼겠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이것이 바로 민주당식 탄핵테러, 법치파괴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