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호처장 체포 시도에 공수처 만류...경호처장 공무집행방해 입건

경호처장, 경호법 근거로 체포영장 집행 불허

민주 "공수처, 체포 시도했다는 움직임 없어"

공수처 "최 대행에 경호처 체포영장 협조명령 요구"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이를 막는 박종준 경호처장을 체포하려고 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불허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서울경제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참여한 경찰 특수단은 이날 오전 영장 집행을 막은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처장은 경호법을 근거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 특수단은 박 처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했지만 공수처가 무력 충돌 등을 우려해 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집행의 주체가 공수처인 만큼 경호처 관계자를 체포하려면 공수처의 허가가 필요하다. 대신 경찰 특수단은 철수 직후 박 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특수단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으나, 경호처의 위법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완료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경호처장 및 차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내일까지 출석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서 경찰이 김성훈 경호차장 등 적극적으로 영장 집행 방해에 나선 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유관 상임위별로 파악한 정보를 공유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결론적으로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저지선을 뚫거나 체포를 시도했다고 평가할 만한 움직임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반박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당시 대치 상황과 현장 인원 등을 감안해 종합적인 판단으로 내린 조치"라며 "현장에서의 불상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방침 아래 영장 집행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지를 통해 "대통령 경호처에 관한 지휘감독자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처가 체포영장의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공수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진석 비서실장, 박종준 경호처장에게 경호처가 체포영장의 집행에 응하도록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채널A에 "현 시점에 경호처에 대한 총괄지휘 권한은 경호처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