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면책’ 인용...尹측 탄핵답변서 “대통령 행위 사법심사 대상 아냐"

“6시간 만에 계엄 해제로 기본권 침해 없어”

"대통령 계엄 선포에 대한 심판 필요성 없어"

윤석열 대통령 측이 3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40쪽 분량의 답변서에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판결'을 언급하며 탄핵심판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이 인용한 판례는 트럼프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7월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이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2023년 8월 자신을 기소하자 대통령 재임 시절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면책특권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인 행위는 형사 기소를 면제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상 종국적이면서 전속적인 권한 내에서 이뤄진 경우 의회는 권력분립의 구조적 문제에서 그와 같은 행위를 규제할 수 없으며, 법원은 이를 심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 판결을 인용하면서 윤 대통령 역시 '헌법 수호자'로서 헌법 77조에 따라 국가긴급권을 행사한 것이고 비상 상황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 행위'인 통치 행위이므로 사법부가 이를 심사해선 안 된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미국 헌법과 연방 법률에는 대통령의 민형사상 면책 특권에 대한 규정이 없다. 미국은 헌법 제2조 4항에서 "대통령, 부통령과 미국의 모든 공무원은 반역죄, 뇌물 수수 또는 기타 중·경범죄로 탄핵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으면 파면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헌법 제84조에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며 면책 특권의 범위와 예외(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또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한 바 계엄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 신체 등 기본권의 제한도 없었다"며 "비상계엄 선포 이전으로 모든 것이 회복돼 보호이익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심판의 필요성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청구인의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