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글로벌 원유시장 지배력 약화"…아시아 수출 원유가 인하

OPEC+ 증산 연기 이어 亞수출가 80센트 할인

"시장 전망, 여전히 약하다는 것 강조해"

8일(현지시간) 시리아발 공급 우려, 中수요약세에 상쇄

"트럼프 복귀·美생산 증가·OPEC 갈등으로 사우디 영향력 약화"

전 세계 원유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석유수출기구(OPEC)를 주도, 글로벌 시장을 지배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 수출 가격을 인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2025년 1월 인도분 '아라비아 라이트'의 아시아 원유 공식 판매가격을 기존 가격 대비 80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북서 유럽과 지중해 수출 원유 가격 또한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OPEC+ 증산을 또다시 연기한 후 아시아 구매자를 위해 예상보다 더 많이 유가를 인하하면서 시장 전망이 여전히 약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는 정책회의에서 증산을 내년 4월까지 3개월 더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OPEC+는 애초 지난 10월부터 자체적 감산을 해지하고 생산량을 증산할 예정이었으나 세계적 수요 둔화와 회원국 외 다른 국가의 생산 급증으로 인해 이를 연장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제유가는 공급 과잉 전망으로 인해 전년 대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시리아 분쟁으로 인한 공급 우려는 대부분 중국 수요 약세에 의해 상쇄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이날 1센트 하락해 배럴당 71.11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센트 상승한 67.21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현지시간)자 보도로 미국의 셰일 생산 증가와 OPEC+ 내부의 갈등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 등이 가져온 변수들로 사우디의 원유 시장 영향력이 약화했다고 짚었다.

2025년까지 미국의 일일 생산량은 1,35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사우디 생산량보다 약 47% 이상 많은 규모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 등 정책으로 미국의 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OPEC의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은 사우디의 고유가 정책에 반발하며 생산 증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의 성장 둔화와 전기차 가속화 등은 세계 원유 수요를 더욱 감소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