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尹, 계엄령 강행 실패로 정치적 위기 직면…탄핵 앞당길 수도"

윤석열 대통령의 3일 심야 비상계엄령 선포가 국회의 반대와 당 내부의 강력한 비판에 몇 시간 만에 좌절되며 그의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윤 대통령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가 국내 반대 세력, 언론뿐 아니라 여당과의 수년간의 충돌을 정점에 이르게 하며 그의 정치적 입지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긴급 특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으나 의회는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190인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했다.

로이터는 2022년 한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대선에서 승리한 윤 대통령이 권위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통합하려는 미국 주도의 서방 지도자들에게 환영을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그의 강경한 리더십에 대한 비난이 고조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그의 움직임이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입장을 강화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계엄령 선포와 관련 "절박하고 위험해 보인다"며 "윤 대통령은 이미 인기가 없었지만, 이번 조치는 탄핵 절차를 앞당길 수 있는 마지막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메이슨 리치 교수는 "한국의 국제적 명성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인 대통령으로서, 이번 조치는 한국을 매우 불안정하게 보이게 만든다"며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그리고 한국의 국제적 외교적 위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서방 외교관은 로이터에 "계엄령 선포는 한국이 더 많은 다국적 외교 노력에 동참하는 것에 관한 대화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

로이터는 여당인 국민의 힘이 지난 총선에서 큰 패배를 겪었고 야당이 의회의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그의 아내와 고위 관리들에 대한 조사를 놓고 야당과 충돌하며 사상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