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가상자산 원화계좌 개설 허용’ 보도에...금융위 "확정된 바 없다"

한 매체 "법인 가상자산 원화 계좌 개설 허용 로드맵(가칭), 내년부터 시행 계획"

금융위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 이슈는 추가적 논의 거칠 예정"

지난 달 6일 가상자산위원회 제1차 회의 열려...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등 논의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자산 원화 계좌 개설 허용 로드맵'(가칭)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며, 이 경우 정부부처와 지자체, 비영리법인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는 보도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 이슈는 추가적인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3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설명 자료를 통해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 이슈를 포함한 제도 개선을 위해 '가상자산위원회' 등을 통하여 관계부처·기관, 민간 전문가, 금융회사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검토 중에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이날 한 언론은 '대학·지자체, 내년부터 코인거래 가능' 제하의 보도에서 "내년부터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기부 받은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가 그동안 막아 온 법인의 가상자산 원화계좌 개설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서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께 '법인의 가상자산 원화계좌 개설 허용 로드맵'(가칭)을 내놓는다"며 "금융당국은 먼저 중앙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등 비영리법인의 실명 계좌부터(1단계) 열어줄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검찰과 국세청은 몰수·추징 가상자산 처분용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은 기부 받은 가상자산을 지갑에 보유하고 있지만, 원화계좌가 없어 현금화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또 2단계로 가상자산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의 원화계좌 개설도 허용해줄 방침이라고도 했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고유 계좌 개설 허용을 통해 관련 산업 고도화를 꾀한다는 게 당국의 구상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반기업(3단계), 금융회사(4·5단계)의 법인계좌 허용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는데, 특히 상장사는 자본금의 일정 비율까지만 보유하도록 하는 등 '비트코인 테마주'가 형성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두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 매체는 또 '기업·은행 코인거래는 후순위로 밀려…"韓만 또 뒤처져"'란 제목의 보도를 내고, "금융당국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대학 등 비영리법인에 가상자산 거래를 우선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암호화폐 투자가 아니라 현금화 필요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금융권에 따르면 '법인의 가상자산 원화 계좌 개설 허용 로드맵'(가칭)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정부 부처와 지자체, 비영리법인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면서 "몰수 또는 압류하거나 기부 받아 보유하게 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인의 가상자산 원화 계좌를 허용하는 것은 이미 관련 시장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라면서 금융위 고위 관계자위 발언을 인용 "가상자산의 자산 가치를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그 실체를 부정하긴 어려운 단계가 됐다"고 토로한 점도 전했다.

앞서 가상자산위는 지난달 첫 회의를 열고 향후 위원회 운영방향과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이슈 등을 논의했다.

지난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계기로 가상자산이 정부의 관리‧감독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국민의 인식과 기대에 부응하여 가상자산의 미래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위원회'는 지난 7월 19일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구성된 법정 자문기구로서 가상자산시장 및 사업자와 관련한 정책과 제도에 관한 자문이 주요 역할이다.

가상자산의 혁신성, 초국경성 및 과도기적 특성을 고려해 민관이 함께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데에 '가상자산위원회'의 구성 취지가 있는 만큼, 금융위는 전문성‧공정성‧중립성을 갖춘 민간전문가 위촉을 위해 지난 9월부터 각종 단체·연구원 등 유관기관 추천을 통해 광범위한 후보군을 구성한 후 법상 자격요건과 이해상충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 위원을 최종 선정했다.

김 부위원장은 그간 정부는 '혁신'과 '안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올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에는 예치금 등 이용자 재산 보호,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등 새로운 제도의 안착과 국민 체감도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이슈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2단계 가상자산법 추진방향, 가상자산 거래지원 개선 문제 등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규율 등 범정부 협업 과제도 폭넓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세부적인 논의 주제와 우선순위 등은 위원회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그간 자금세탁 우려를 고려해 법인에 대해서는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도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자금세탁위험 평가를 통해 법인에 대해서는 가상자산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