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격 또 오르나…가뭄·트럼프 관세 탓에 원두값 '47년만 최고치'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이 1977년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에 수확략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산림벌채 규제 도입,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앞두고 원두 사재기가 발생한 탓이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커피 선물 가격은 최근 커지는 공급 우려로 인해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7% 상승해 3.23달러를 찍으며 197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갱신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70%를 초과했다.

주로 인스턴트커피에 사용되는 저가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은 7.7% 상승해 톤당 5,507달러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커피 로스터, 소비를 위해 원두를 가공하는 상업적 구매자들에 의해 주도됐다.지난 8월과 9월 7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은 브라질이 10월 폭우로 인해 수확량의 감소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EU의 산림벌채 금지법까지 대두되며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부스터 원두의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에서도 기후 문제로 인해 수확량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톤X의 토마스 아라우조 트레이딩 어소시에이트는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이 문제가 올해 안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해 상업 구매자들이 패닉 모드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FT는 유럽 수입업체들이 규제법이 도입되기 전 원두를 구입하기 위해 예년보다 일찍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EU의 산림 벌채 금지법이 발효되면 구매자들은 수입하는 원두가 벌채된 땅에서 재배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아라우조 어소시에이트는 "유럽의 구매자들이 내년 재고를 위해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구매자들 또한 가격에 밀리지 않기 위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무역 정책 또한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농산물 부문 책임자는 "미국 구매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 예고에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구매자들은 커피에도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입을 앞당기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는 관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원두 수출의 23%는 미국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메라 책임자는 이미 커피 가격 상승을 체감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의 가격 상승이 올해 초 로부스타 가격 급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