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녹취록 공개에 한동훈 '침묵'...유상범 "민간인 신분, 선거법 위반 아냐"

민주 "대통령 임기 중 공천 발표가 영향 미쳤다 판단"

김웅 "취임 후 공천에 개입한 통화 내용 나와야 증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당내 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가공무원법은 선거로 '취임'한 경우를 '정무직 공무원'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에서 당시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다는 점이 쟁점이 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 취임 전에 일어난 일인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이를 어겼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행위가 영향을 미친 게 5월10일 발표"라며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법률가 출신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기에 선거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 의원은 이날 KBS에 "단순히 공천 관련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한 것 만으로는 선거법 위반이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한국일보에 "취임 전까지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고 해서 그걸 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공천에 개입한 통화 내용이 나온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의 유력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여의도연구원의 토론회가 끝난 뒤 민주당 측에서 공개한 통화 녹취와 관련된 질문에 침묵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며 "이준석 당시 당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