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헐린'에 90명 사망…"피해 규모 100조원 이상"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으로 5개 주에서 최소 90명 사망했다고 미국 CNN,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에서 사망자가 보고됐다"며 "헐린이 몰고 온 폭풍우와 해일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되고 교량이 파괴되면서 미국 남동부 전역이 이날 대규모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헐린은 두 번째로 강력한 등급인 4등급 허리케인으로, 지난 26일 밤 시속 225km로 플로리다주에 상륙했다. 보험사 등은 피해 규모가 15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약 131조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 당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최소 24명이 사망했으며, 조지아주에서 17명, 플로리다주에서 최소 11명, 버지니아주에서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최소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노스캐롤라이나주 당국은 1000건 이상의 실종자가 접수됐다며 통신 중단으로 인해 사람들이 연락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었지만 극복할 수 있다"며 "지원이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주 서쪽 끝의 모든 도로가 폐쇄된 것으로 봐야한다"며 "수리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교통부 관계자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약 300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50개의 도로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7개의 정수장이 폐쇄돼 7만여 가구의 물 공급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17개 정수장에는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헐린'으로 수도와 통신 시스템, 주요 교통 경로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도 이날 폭풍 해일과 강풍이 확대되면서 270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