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제 거래서 가상화폐 결제 허용…서방 제재 우회

9월부터 시행 예정…"연말 전 첫 거래 이루어질 것"

러, 서방 제재에 지불 지연 문제 직면…"비용 상승"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부과된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기업이 국제 무역에서 가상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9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엘비나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가상화폐를 통한 첫 거래가 연말 전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암호화폐 채굴 및 기타 디지털 자산의 유통에 대한 규정도 포함하고 있으나 러시아 내 가상화폐 지불에 대한 기존 금지안을 해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러시아는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의 국제 지불이 상당히 지연되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서방 규제 기관의 압박을 받은 해당 국가의 은행들이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 같은 지불 지연이 올해 2분기 러시아 수입의 8% 감소를 이끄는 등 경제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수입에 대한 지불이 어려워지고, 이는 광범위한 상품에 영향을 미친다"며 "지불 지연으로 인해 공급망이 길어지고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은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했다. 러시아는 무역 파트너국과의 거래를 달러에서 자국 통화로 전환하고 BRICS 내 대체 지불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대부분의 거래는 달러와 유로로 이루어지고 SWIFT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