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억원 달성하는 데 투입된 비용은 130억원
저조한 생산성(수율)이 상장심사 걸림돌 될 수도
◆…자료=에스엠랩 공시자료
애스엠랩은 이차전지 양극재 전문가인 울산과학기술대 조재필 교수가 2018년 7월 설립한 회사로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단결정 양극 소재'를 주력기술로 삼고 있다.
지난해에는 4695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금양이 1053억원을 투자, 지분 22.3%를 획득하면서 계열사로 편입했고 지난 2021년 기술성 특례로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였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4월 18일, 1차 상장승인 신청 시 부족하다고 평가되었던 부분을 보완해 다시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상장심사는 기술성, 시장성, 재무제표의 신뢰성 등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엠랩의 경우 재무제표상 매출액의 최대 136배를 초과하는 원가율을 감안할 때 심사 통과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처럼 과도한 매출원가 발생의 주요 이유로는 예상보다 저조한 생산수율, 생산설비의 진부화, 수익을 초과하는 생산비용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2021년 5600만원 매출에 매출원가 76억 4300만원, 2022년 7800만원 매출에 매출원가 101억 1600만원 등 매출액의 100배를 초과하는 매출원가가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2023년 매출액 5억4600만원에 매출원가 131억3000만원(원가율 1404.7%), 2024년 1분기 매출 5억1500만원에 매출원가 45억7500만원(원가율 888.3%) 등 여전히 진행 중이다.
회계적 관점에서 수익과 매출원가는 서로 대응하게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과도한 매출원가는 납득하기 쉽지 않다. 비용을 과도하게 부풀림으로써 역분식회계에 의한 조세탈루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수익비용 대응(매칭)원칙은 회계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따라서 아무리 스타트업이고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라 할지라도 매출액보다 136배나 많은 매출원가를 계상한 것은 회계상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에스엠랩의 재고자산 계정을 보면 2023년 1억원을 제외하고는 제품 또는 재공품 기말 잔액이 없다. 이는 당해 연도에 제조한 제품을 기중에 모두 판매를 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103억을 들여 만든 제품을 5억에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측면의 추정이 가능하다. 우선 하자 제품으로 인식하고 매출에누리를 적용해 할인 판매하는 경우다. 하지만 이차전지 양극재는 화재, 폭발 위험성으로 인해 하자있는 제품을 할인 매입할 구입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설득력이 부족하다.
다음으로 공손품 즉 불량품이 발생하는 경우다. 원가회계 원칙상 정상적인 제조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량품(공손품)을 정상공손 처리하는 경우에만 원가에 포함할 수 있다. 따라서 공손 처리 회계가 정상이었다면 100배가 넘는 원가율은 제조 시 정상적인 제품은 1%에 불과하고 불량품이 99%였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다시 설명하자면 양산단계에서 정상적인 수율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안으로 에스엠랩 상장의 핵심 심사 사항인 기술력 평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더해 비상식적으로 높은 원가율은 올해 수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보고서상 지난 1분기 수주 잔액은 20만4600kg, Kg 당 단가는 3만2187원(1분기 납품 물량 1.6톤, 매출액 515백만원)으로 이를 적용한 2024년 총매출액은 65억8500만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올해 추정 매출액에 1분기 산출된 매출원가율 888.3%를 적용하면 총매출원가는 584억9800만원으로 예상된다. 즉 획기적인 수율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판매관리비 등 다른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매출 총 손실 규모가 519억원에 달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에스엠랩은 이번 상장심사 통과를 목적으로 첫 상장심사시 이미 문제점으로 보도된 바 있는 매출액 부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원가율을 무시한 채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 무리한 수주를 강행한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금양으로 하여금 투자 첫해부터 에스엠랩 투자액 1153억원의 25.7%에 달하는 297억원을 손상 차손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세일보는 이처럼 과도하게 높은 원가율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질의했으나 에스엠랩은 답변하지 않았다. 에스엠랩 투자금에 대한 거액의 손상 차손 인식과 관련, 금양은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만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