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 후 투표 강행
민주, 22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21대 법안 보완
대통령실 “헌법 유린 개탄” 거부권 예고
4일 국회에서 채상병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날 시작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 종결하고 '채상병특검법'을 표결에 부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과 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퇴장했다.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은 19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8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표결을 거쳐 5월 28일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 30일 22대 국회 출범 후 당론 1호로 발의한 채상병특검법은 21대 당시 특검법안을 수정한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특검법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별검사 후보 4인 가운데 민주당이 2인을 추천하게 했다. 반면 이번에 통과된 특검법은 변협 추천을 삭제하고 민주당이 1인, 비교섭단체가 1인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조국혁신당도 추천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여당의 추천권은 없다.
법안은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안에 대한 수사를 특검이 관장하는 것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법안은 또 대통령이 야당으로부터 특검 후보자 추천을 받고 3일 이내에 1명을 정하지 않으면 추천자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임명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넣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도 채상병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채상병특검법이 강행 처리된 직후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 유린을 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위헌성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재의결이 부결되었으면 헌법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일 텐데, 오히려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으로 되돌아왔다"며 거부권 행사를 거의 기정사실화했다.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21대 국회 재표결에서는 111명이 반대표를 던져 법안이 폐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