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돌사고 내고 음주측정 거부한 러시아 외교관 "면책 특권" 주장

외교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

주한러시아 대사관 "비엔나협약에 따라 행동한 것"

추돌 사고를 낸 후 '면책 특권'을 언급하며 음주 측정을 거부한 주한 러시아 외교관이 결국 경찰에 입건됐다.

2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러시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인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8시50분쯤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한 골목길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음주 측정을 시도했지만 A씨는 면책 특권을 언급하며 측정을 거부했다. 이후 A씨는 현장에 도착한 러시아대사관 직원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엔나협약에 따르면 외교관은 외국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선 해당 국가의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 특권을 가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한 러시아대사관에 음주 운전은 국내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되며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한러시아 대사관 측은 "외교관에 강압적 조치를 할 수 없다는 비엔나 협약 차원에서 대사관 직원들이 행동했다. 부상자도 없고 차량 피해도 경미한데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