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불황에 법인세 2022년 대비 87% 급감

지난해 업황 부진과 경기 불황의 여파로 매출액 상위 10대 IT·전자·플랫폼 기업의 40%에 해당하는 4개 기업이 적자를 보이면서 법인세가 9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메모리 산업의 장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아랍의 중동전 확전 조짐에 의한 원유가 상승 등 원가 상승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업계 전체가 된서리를 맞은 결과다.

조세일보가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네이버, 삼성SDS, LS일렉트릭 등 10개사의 사업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회사의 2023년도 법인세 계상액은 9,351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2년 7조1,207억원 대비 6조1,856억 줄어들었으며 2021년 13조675억원보다 12조1,324억원, 92.84%나 감소한 수치다. IT·전자 업종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일시적 공급 부족으로 상당한 호황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극심한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에 따른 감산 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업적자로 돌아섰고 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플랫폼·IT 서비스 사업 등 내수 중심의 네이버와 삼성SDS, LS일릭트릭 등은 법인세가 오히려 증가, 글로벌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모습으로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그 결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도 12조6,641억원에 그치면서 2022년 36조8,664억원, 2021년 58조6,486억원에 비해 각각 24조2,022억원(-65.65%), 45조9,845억원(-78.41%)이 감소,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세전 이익이 2개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2021년 13조675억원, 2022년 7조1,207억원에 달했던 법인세가 지난해 9,351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최근 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적 악화 등에 따라 법인세 환급이 이뤄진 기업은 집계에서 제외되었다.

◆네이버 법인세 5,181억원…9.17% 증가
세계 경기 부진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는 네이버는 10개 기업 중 가장 많은 5,181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했다. 2021년 5,646억원 대비 465억원(8.23%) 감소했지만, 2022년 4,746억원에 비해서는 435억원(9.17%)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미세하지만 꾸준하게 상승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2021년 5조187억원, 2022년 5조5,126억원, 그리고 지난해 5조6,098억원을 시현했으며 영업이익은 2021년 2022년, 2023년 각각 1조5,587억원과 1조5,667억원, 1조7,132억원을 달성했다.

실제 부담하는 세금 비율을 나타내는 유효세율은 지난해 26.81%로 2021년 27.02%, 2022년 30.29%보다 낮아졌다. 세전이익이 2022년 1조5,667억원에서 지난해 1조9,324억원으로 3,657억원 증가했음에도 유효세율이 되려 감소한 것은 연간 이익 3천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해 최고율을 25%에서 22%로 낮춘 정책의 결과로 추정된다.
  ◆LG전자 법인세 2,002억원…2300% 이상 증가
LG전자는 지난해 별도기준 재무제표상 법인세 2,002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83억원 대비 2,315.58% 증가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022년 1조317억원, 2023년 1조2,04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2년 모바일 사업 정리에 따른 중단 영업손익 1,684억원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삼성에스디에스 법인세 1,169억원…유효세율 22.2%
삼성에스디에스의 2023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지난해 5,264억원으로 2021년 4,533억원, 2022년 4,823억원 대비 각각 731억원, 441억원이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법인세 계상액은 2022년 법인세부과처분취소소송 승소에 따른 환급이 발생하면서 불규칙한 모습이다.

2021년 법인세 1,257억원에 유효세율 27.73%를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1,639억원의 환급 영향으로 납부 금액이 없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1,169억원을 계상하면서 유효세율도 22.2%로 정상화 되었다.

◆엘에스일렉트릭 법인세 472억원…108.16% 증가
엘에스이렉트릭의 지난해 별도기준 법인세는 472억원으로 2022년 227억원 대비 108.1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150억원에 비해서도 51.33% 급증하면서 3개년 연속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2021년 1조8,774억원, 2022년 2조2,835억원, 2023년 3조43억원을 기록, 연평균 20%(3,756억원) 이상 성장했고 이에 영업이익도 1,147억원, 1,382억원, 2,784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회사 사업의 90%를 차지하는 전력부문(전력 송배전 관련 기기 및 시스템) 매출액이 2021년 2조213억원, 2022년 2조6,683억원, 2023년 3조6,612억원 등으로 급증한 데 따른 성과로 해석된다.

◆LG이노텍 법인세 411억원…83.09% 감소
LG이노텍의 지난해 별도기준 법인세는 411억원으로 2022년 2,433억원, 2021년 2,679억원 대비 각각 2,022억원(83.09%)과 2,268억원(84.65%)이 감소했으며 유효세율도 2022년 25.45%에서 지난해에는 10.14%로 절반 이상 급락했다.

매출액은 2021년 14조5,948억원, 2022년 19조929억원, 2023년 20조2,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2%, 5.8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1조1,061억원에서 2022년 1조162억원, 2023년 5,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2%, 47.15% 감소했다.
  ◆삼성전기 법인세 117억원…94.78% 감소
삼성전기는 후방산업인 스마트폰과 소비자 가전 판매 부진에 따라 법인세 액은 2022년 2,234억원에서 지난해 117억원으로 94.78% 급락했으며 유효세율 역시 2022년 24.02%에서 2023년 5.04%로 18.98%가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8,129억원으로 2022년 7조2,450억원, 2021년 7조1,997억원과 비교해 각각 5.96%(4,321억원), 5.37%(3,868억원) 감소했으며 이에 따른 영향으로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도 2021년 1조1,252억원에서 2022년 9,298억원, 지난해 2,315억원에 그치며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주력인 MLCC 외에도 카메라 모듈, 통신 모듈,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영위 업종 대부분이 IT 산업, 특히 반도체와 스마트폰 산업을 후방산업으로 둔 데 따른 결과로 부진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117조5,315억원… 법인세 '0'원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불황과 시스템 반도체 부진으로 수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 0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조7,335억원에 달했던 법인세는 2022년에는 4조2,731억원으로 44.75%(3조4,604억원) 감소한 후 지난해에는 법인세 '0'원에 머물렀다. 유효세율도 19.98%에서 14.39%, 0%로 3년 연속 급격하게 하락했다.

매출액은 2011년 199조7,447억원에서 2022년 211조8,675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41조4,934억원(19.58%) 줄어든 170조3,741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이에 영업이익도 2021년 31조9,932억원, 2022년 25조3,19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11조5,2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021년 38조7,045억원, 2022년 25조3,193억원과 비슷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29조969억에 달하는 배당금 수익의 영향으로 17조5,315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SK하이닉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7조5,787억원…법인세 '0'원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법인세 '0'원을 공시, 3조5,632억원과 1조6,766억원을 계상했던 2021년 및 2022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맞았다.

2021년 13조1,304억원에 달했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022년 4조4,670억원으로 65.98% 감소한 후 지난해에는 7조5,7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3년 연속 감소 중으로 매출액은 2021년 41조5,573억원, 2022년 31조8,787억원, 2023년 27조6,400억원으로 각각 –8.85%, -27.3%를 기록, 그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영업이익도 2021년 12조1,834억원에서 2022년 7조6,609억원으로 37.12%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4조6,72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유효세율은 2021년 27.14%, 2022년 37.53%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세금을 내지 못했다.

◆삼성SDI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79억원…법인세 '0원'
삼성SDI도 지난해 별도기준 재무제표상 법인세는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7,933억원에 달했으나 1,470억원의 이연법인세 효과로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021년 7,095억원, 2022년 1조647억원, 2023년 7,9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9조7,991억원으로 2022년 17조4,583억원 대비 13.4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09억원보다 41.80%(4,225억원) 줄어들었다,

◆LG디스플레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2조6,321억원…법인세 '0'원
LG디스플레이는 3년 연속 법인세 '0'원을 신고했다. 2021년 3,932억원이었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2022년 3조4,145억원, 2023년 2조6,321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19조8,110억원으로 2022년 24조1,312억원, 2021년 28조3,649억원 대비 각각 4조3,202억원과 8조5,539억원 감소했고 영업손익도 2021년 7,219억원의 흑자 이후 2022년 3조2,015억원, 2023년 3조8,841억원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