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 멈춰선 안돼…의대생들 돌아오라"

의사라는 직업, 사람 생명 다루는 숭고한 길

6.25 전쟁, 코로나 상황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 모아 최선의 결과 도출할 것

학업이라는 본분에 충실해야…하루 빨리 강의실로 복귀

이 총장은 이날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나에겐 여러분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자식들이다. 나의 아들, 딸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을 받아 우리나라 의료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은 내 생애 가장 큰 보람이자 행복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지금 길을 잃고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며 "긴 인생을 살면서 나는 많은 일을 겪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부산 전시연합대학에 전국의 의대생들이 모여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숱한 어려움을 딛고 오늘에 이르러, 지금의 내가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건 그 모든 순간 최선을 다했고 나의 신념대로 살와왔기 때문이다"라며 "어려서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고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여 의사가 됐다. 그렇지만 그건 나의 노력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왔다"라며 "그것이 의료를 통한 봉사였고, 우리나라가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 보증금 없는 병원, 무의촌 진료, 의료 취약지 병원 운영 등을 통해 가능한 많은 환자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정말 숭고하다.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사회적 책임 또한 뒤따른다"라며 "여러분은 그 숭고한 의사의 길을 선택했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환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나의 희생도 감수하는 것 또한 의사의 숙명이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겠지만,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는 책을 놓지 않았다. 우리에겐 모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서는 안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그것을 믿고 여러분은 이럴 때일수록 학업이라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라며 "하루 빨리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개진하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상황이,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을 한 걸음 더 도약시키는 의미있는 성장통이 될 것이라 믿는다"라며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 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캠퍼스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은 가천대 의대 홈페이지에 공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