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15살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워"
변호인 "평소 인사 잘하는 아이" 선처 호소
피해자 "엽기적인건 웃는 거 였다" 토로
◆…판사봉. [사진=DB]
납치한 40대 여성을 성폭행하며 영상을 촬영해 협박하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10대 남학생이 장기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1부(이현우 재판장)는 강도강간, 강도상해, 강도예비 등 혐의로 기소된 A(15)군에게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토바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강도 범행을 예비한 바 있다"라며 "3일 뒤 새벽에 귀가 중인 피해자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목적지까지 태워주겠다고 속여 성폭행을 저지르고, 신고를 못 하게 하려고 나체인 피해자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행 내용은 15살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라며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감과 고통을 느꼇을 것이고 이는 쉽게 치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소년임에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며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무죄 판결을 받기 전 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1000만 원을 형사 공탁한 점을 유리하게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A 군은 지난 10월 3일 오전 2시께 충남 논산에서 술에 취해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 B 씨를 오토바이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접근해 납치한 뒤 한 초등학교 건물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과정에서 A 군은 B 씨의 목을 조르거나 폭력을 행사했으며,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해 '신고하면 딸을 해치겠다'는 등의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에 따르면 범행 3일 전 A 군은 오토바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특정 여성인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강도 범행을 준비했다가 실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 군에 대해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을 구형했다. A 군 변호인 측은 "엄청난 죄를 저질러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나, 평소에는 인사도 잘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눈물도 흘리는 아이였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사건 직후 피해자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더 엽기적인 건 웃는 거였다. 내가 울고 있는데 이걸(범행) 하면서 웃는 게 너무 생생하다"라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