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회복 더딘 중국 경제 상황에 '시한폭탄' 맹폭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놓은 '부채의 올가미'"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한 정치헌금 모금의 유타주 솔트 레이크 시티 모임연설에서 "중국은 현재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높은 실업률을 보여 여러 문제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나쁜 일을 저지르기 때문에 이 현상이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막대한 돈이 들어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중국이 놓은 '부채의 올가미'"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자금을 지원받은 개발도상국 상당수가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있어서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해를 끼치려는 생각은 없으며 합리적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지 강화를 위해 중국의 경제 상황을 '전술적으로' 이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바이든의 이날 언급이 지난 6월 또 다른 정치헌금 모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독재자'로 부른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급속히 긴장된 양국관계 개선의 물꼬를 어렵게 튼 직후에 나온 바이든의 발언에 중국은 '매우 터무니없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소비자물가 통계를 통해 사실상 디플레이션이 확인됐고 산업 생산고도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4.4% 하락했다. 중국의 CPI와 PPI가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한건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것 이상으로 중국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미국 자본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AI, 양자컴퓨터 3개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이번 조치에 "미국이 상습적으로 기술과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이를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