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위생·음식·의료 레드라인 넘어…철수 결정"
"1인당 참가비 580만원…대다수 모금활동에 의존"
"주최측에 실망…개선, 너무 작고 늦게 이뤄져"
◆…부안군 새만금 캠핑장에서 잼버리 참가자가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 로이터>
영국 스카우트 연맹의 매트 하이드 최고 책임자는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안전을 위해 이번 잼버리에서 4,000여 명 이상의 스카우트 대원들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화장실이 충분히 자주 청소되지 않는 것이 걱정됐다. 그곳은 안전하지 않았고 쓰레기도 쌓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음식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특히 식이 요구 사항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음식을 얻지 못해 충분히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더위뿐 아니라 위생 우려, 음식 미비, 불충분한 의료 서비스 등 4건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소년과 성인 자원봉사자들에게 해당 장소가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BBC는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 참석을 위해 한 명당 3천500파운드(약 582만원)의 기금을 마련해야 했다고 전했다. 하이드 책임자는 대다수의 대원들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활동에 의존했다고 밝혔다.
올라프 클레이튼은 로이터통신에 자신의 딸 가브리엘라가 잼버리 참가비를 마련하기 위해 18개월 동안 빵집에서 일하고 영어를 가르치고 음식 서빙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딸이 철수 소식을 듣고 절망했다"며 "떠날 즘엔 그곳이 지옥(hell)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쓰러졌다"며 "그늘이 없고 거대한 모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딸이 전쟁 같은 경험을 하고 배운 것이 있다는 것에는 긍정적이지만 이런 종류의 행사를 주최한 한국과 한국의 명성에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이드 책임자는 현장 주최 측에 계속 우려를 전달했지만, 개선들이 너무 작고 너무 늦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도중에 이런 우려를 거듭 제기했지만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만 있고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스카우트는 지난 4일 잼버리 야영장에서 철수하고 5일부터 서울 호텔에 머물렀다.
한편 잼버리 주최 측은 7일 태풍 카눈의 경로를 우려해 야영지에서 참가자 전원에 대한 비상 대피를 결정했다.
세계 최대의 청소년 캠프로 불리는 잼버리는 4년마다 매번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다. 한국 부안군 새만금 캠핑장에서 열린 올해 잼버리에는 155개국에서 온 4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