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공정가액비율 60%로…작년 수준 유지
반환목적 대출규제 완화…임대차 3법도 손질
공공요금 하반기 중 인상 자제, 지방도 유도
빈일자리 해소 위해 지원 업종 6개→10개로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정부는 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가격급등 이전 수준으로 부동산 세부담 환원을 위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 60%로 유지된다. 정부는 "가격 급등 이전(2020년) 수준으로 부동산 세부담을 환원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반영할지를 정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은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윤석열 정부는 당초 2022년부터 100%까지 오를 예정이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크게 낮춘 바 있다. 올핸 이 비율이 오른다는 말들이 나왔다. 세수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5월까지 국세수입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조원 넘게 줄어든 상태다. 남은 기간 작년과 같은 양의 세금이 걷히더라도 수십조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올 공시가격 자체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고 종부세 공제 한도가 12억원으로 오른 상황에서, 이런 감세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게 적절하느냐는 논란거리다.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를 인하한 임대인에 대한 세제지원(인하액의 최대 70% 소득세 또는 법인세 공제) 일몰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도 덜어준다. 장기 주택저당차입금 이자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예컨대, 상환기간 15년 이상 차입금(고정금리·비거치식) 이자상환액의 공제한도를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식이다.
청년의 주거비 부담이 줄어든다. 정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를 적용받는 연간 납입한도를 현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리고, 청년 우대형 상품(무주택 청년 대상 우대금리 및 이자소득 비과세)에 대한 세제혜택을 지속 제공하기로 했다. 또 청년층 대상으로 전세금 반환보증료를 30만원까지 전액 지원해준다. 신혼부부 대상 주택구입·전세 자금 특례대출 소득요건 문턱을 낮춘다(전세 6000만원→7500만원, 구입 7000만원→8500만원).
◆…정부는 4일 "역전세, 전세사기 등 임대차 시장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이달 말부터 1년 한시적으로 보증금 차액에 대한 반환목적 대출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준다. 우선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지표인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이 완화된다. 현재 주택의 경우 1.25배(125%), 비주택(상가·오피스텔 등)은 1.5배(150%)를 넘을 때 대출이 가능하다. 주택 임대업으로 연간 1000만원의 이자를 낸다면 임대소득이 125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를 1.00배로 낮추기로 했다. 또 개인이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받는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는 "역전세, 전세사기 등 임대차 시장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중개시 매물·임대인 정보(납세이력 등)를 의무적으로 확인·설명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임대차 신고제,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 제도를 합리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장에 주택공급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한다. 공공성 있는 등록임대주택의 경우 토지·건물 소유자가 다르더라도 종부세 과세표준 합산에서 배제해준다. 공공임대주택을 연내 10만7000호 공급하고, 하반기 중 공공임대 약 3만8000호 입주자모집·입주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를 위한 재초환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한다. 분양가상한제 주택 등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폐지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물가 안정기조 안착을 위한 주요품목 가격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휘발유·경유·LPG부탄 유류세 인하조치, 발전연료(유연탄·LNG) 개별소비세 감면도 연장하기로 했다. 또 하반기 중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인상이 불가피할 땐 시기를 분산하거나 이연하는 방법으로 국민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균특회계·특별교부세 차등 배분을 통해 지방요금 인상자제도 유도한다.
영세 개인음식점(연매출 4억원 이하)에 대한 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확대한 조치의 일몰을 연장하고, 농축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비축·계약재배 및 할당관세 확대(가격강세 및 공급부족 예상품목 등) 조치도 지속하기로 했다.
또 전기·가스 요금 '에너지 캐시백'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내년 건강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달부터 알뜰교통카드플러스 사업을 확대 시행하고 하반기 중 서민교통비 절감을 위한 추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 2학기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를 동결(1.7%) 및 저소득층을 위한 '대학생 패키지'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서민금융 연간공급 규모를 1조원 이상 확대한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위해 게시판의 참가 기업 채용 정보를 살피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빈일자리 해소에도 적극 나선다. 정부는 제2차 빈일자리 대책을 마련해 지원 업종을 확대(6→10개)하고 근로여건 개선 및 인력매칭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직업훈련 고도화를 위한 '제4차 직업능력개발기본계획(2023~2027년)'도 수립한다.
고용 취약계층(청년, 여성, 고령층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우선 청년의 일경험 기회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 대한 소득세 감면 일몰 연장·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지자체의 고령자 취업지원 근거 신설 등을 담은 고령자 고용법 개정 및 신노년 평생교육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아동 복지와 관련해선 어린이집 0세반 개설을 지원하고, 단계적 보육료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